18일 새벽 북한산 둘레길 트래킹 코스를 함께 걸으며 젊은 행원들과 통합과 미래 비전에 관한 담소를 나눴다. CNB가 김 회장과 함께 동행했다.
하나·외한은행 직원 70명과 북한산 산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강한 의지 천명
해박한 역사이야기 쏟아내 ‘즐거운 산행’
지난 7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원뱅크’로의 통합 카드를 꺼내 든 김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후 하나금융은 통합 논의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해 왔지만 외환은행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회장이 이날 하나·외한은행 직원 약 70명과 북한산 둘레길 산책에 나서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하나고등학교에서 오전 6시 30분 출발해 인근 북한산 둘레길 코스를 약 2시간 걸으며 얘기를 나눴다.
김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사)국립중앙박물관회장으로서 해박한 역사이야기를 쏟아내는 등 시종일관 즐거운 산행 분위기를 이끌었다.
특히 “하나은행과 외한은행 직원 간 결혼한 부부가 의외로 많고, 물어보니 다들 잘 살고 있다”며 시너지 효과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기자들에게 “원뱅크로의 통합에 있어서 외환노조와의 합의가 우선시 돼야겠지만 (노조가) 계속 거부할 경우에는 일정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합의시도를 충분히 했다고 하는 때는 10월 중 아니겠냐”고 말했다.
즉 노조와의 합의를 추진하되 계속 거부할 경우에도 통합 이사회를 열고 금융당국에 승인 신청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달 28일로 예정됐던 양행 통합 이사회는 연기됐다. 외환노조와 공식적인 협의절차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해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인위적인 인원감축을 실시하지 않고 근로조건도 모두 유지하겠다고 제안했으나 한 달이 가까워진 현시점에서도 노조와의 대화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이 내달 승인 신청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당초 계획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 다시 한 번 통합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향후 추이에 시선이 쏠린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