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열린 연석회의에는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롯해 권노갑·김원기·김상현·임채정·정대철·이부영·신기남·이해찬·한명숙·문희상·이용득·정세균·정동영·이용희·송영호 등 상임고문단과 문재인·김한길 전 당대표, 박지원·원혜영·전병헌·박기춘 전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오충일, 안철수, 이석현, 박상천 상임고문 등 4명이 불참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먼저 송구하고 또 송구하다는 말을 전한다”라며 “정국이 힘들고 가혹하게 돌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국회에 최후통첩을 하는가 하면 서민증세를 위해 여당이 단독국회를 하려는 형국”"이라며 “60년 전통 정당의 뿌리만 빼고 혁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박 원내대표는 “곤궁이통( 困窮而通)이라고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노력하면 답을 찾는다는 말이 있다”라며 “여기 계신 선배님들 지혜를 빌어 오늘 새정치연합 미래를 기약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60년 전통의 정당의 뿌리, 그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또 그 뿌리만 빼고 혁신할 수 있도록 그동안 당을 이끌어주신 현명한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 자리를 잘 마무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연석회의를 통해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를 결정해서 19일 의원총회에 보고한 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권한이 있는 박 원내대표가 임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회의를 통해 후보로 결정된 문 의원은 계파색이 옅고 지난 18대 대선 패배 이후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끈 경험이 있어 내년 초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까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관리형 비대위원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박 원내대표 외에 당의 선출직인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회의 직전 이 부의장은 ‘저는 그런(비대위원장) 경쟁 대열에서 빼주시기 바란다. 제 사견으로는 문희상 의원님이 당의 위기관리를 잘 해내실 분으로 기대한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의원들에게 돌려 문 의원을 추천했다.
당초 문 의원은 나이와 건강 등의 이유로 이번 비대위원장직 고사의 뜻을 밝혔으나, 자신을 추천한 친노 진영을 포함해 당내 지지세력의 꾸준한 설득 끝에 막판 마음을 돌려 수락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앞서 2005년 열린우리당 의장을 역임해 이번까지 세 번째 당대표격의 중책을 맡게 됐다.
지난해 5월 비대위원장 임기를 마치면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F학점”이라며 자신에게 박한 평가를 내렸던 문 의원의 이번 과제는 차기 당권을 의식한 계파 간 갈등을 치유하고 뿌리 뽑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