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과 세월호 가족대책위 일부 유가족이 대리기사 등과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0시 4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거리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김병권 위원장과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세월호 유가족 5명이 대리기사와 행인 2명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행인 김모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대리기사 이모씨와 말싸움을 벌였고, 이후 유가족들이 이씨를 때리는 것을 보고 말리려다가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리기사 이씨는 김 의원이 자신을 불러놓고 30여분간 기다리게 해 “안 가실 거면 돌아가겠다. 다른 사람을 불러라”라고 말한 뒤 돌아가려 하자 유족들이 “의원에게 공손하지 못하다”며 폭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서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경찰은 현장 CCTV를 입수해 확인 중이다. CCTV 영상이 확인되면 어느 정도 시비가 가려질 전망이다.
경찰은 대리기사 이씨와 김씨 등 행인 2명, 목격자 2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유가족들에게 경찰에 출석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또 폭행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현장에 함께 있었던 만큼 필요하면 김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유가족들이 상심해 있을 것 같다며 김 의원이 저녁식사를 함께하자고 한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은 팔에 깁스했고 김 수석부위원장은 치아 6개가 부러지는 등 일방적인 폭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세한 경위는 파악 중이지만 이유와 경위가 어떻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관련자들은 모두 성실하고 솔직하게 경찰조사에 임할 것이며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유족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정식 논평 대신 야당 의원의 처신을 문제 삼아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이뤄 민생법안을 다뤄야 할 중차대한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음주로 인한 불미스런 폭행사건에 연루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원이 세월호 가족들을 위한다면서 오히려 진정성에 의심받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