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은 14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초재선 의원들 중심(14일 낮 모임)으로 저렇게 물러가라고, 아니 아예 당을 떠나가라고 하는 것 같고 나를 죽이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내가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 쫓겨나는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공감혁신위원장과 원내대표 사퇴는 물론이고 탈당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뒤 칩거에 들어간 것이다.
14일 밤 퇴근길 자택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을 피해 어디론가 발길을 돌렸던 박 위원장은 이날부터 휴대전화를 끄고 극소수의 일부 측근인사들과만 채널을 열어둔 채, 서울시내 모처에 머무르고 있다는 소식만 전해졌을 뿐 구체적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연락두절 속에 거취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다.
이에 박 위원장의 한 측근은 CNB뉴스와 통화에서 "어제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영록 원내 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과 당직자들이 만남을 요청했으나 박 위원장이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여러가지 정황상 탈당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점점 탈당 쪽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탈당 결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박 위원장측 핵심 인사는 "마음을 바꿔야 할 상황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박 위원장이 들을 이야기도, 할 이야기도 없다"며 "현재로선 후임 비대위원장을 뽑았으니 추인해달라는 것 이외에 어떠한 가능한 요구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12일 계파 수장 회동에서 거취 논란을 일단락 했음에도 일부 계파를 중심으로 박 위원장을 흔드는 상황에서 '탈당 반대' 주장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박 위원장측 주장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측근은 "박 위원장이 현재 세월호특별법 협상 및 외부인사의 비대위원장 영입무산 파동 등 지난 한달여간에 있었던 일들의 공개 범위와 결심의 배경 등에 대한 메시지를 가다듬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지난 10년간 몸담아온 정당의 울타리를 넘어 '광야'로 나설 경우 '정치인 박영선'의 미래는 담보하기 어려운 처지로 몰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탈당'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도 여전하다.
특히 법적 정통성을 부여받은 '1인 지도부'로서 당을 '진공상태'로 방치한 채 탈당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으나 외부인사 영입 무산 파동 과정에서 사전 동의 여부를 두고 혼선이 빚어진 문재인 의원이 박 위원장을 설득하며 상황 수습에 적극 나설지 여부도 주목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탈당 카드로 배수진을 친 그의 '잠적정치'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을 돌파해내기 위한 특유의 승부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