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엄마가 많이 이용하는 공항,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의 수유실에서 물티슈 기준보다 최대 4000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상이 걸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경기 고양 덕양을)이 지난 8월 경기보건환경연구원, 인천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김포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및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의 수유실과 여자화장실에 대해 세균 검사를 한 결과 인천공항 내 두 곳의 유아휴게실 정수기 표면에서 각각 40만CFU/ml과 29만CFU/ml의 세균이 검출됐다.
또한 세면대 손잡이에서는 각각 1만2000CFU/ml와 3000CFU/ml이 나왔고, 수유의자에서는 각각 3600CFU/ml와 1700CFU/ml의 세균이 검출됐다.
특히 영아들의 기저귀를 교환하는 기저귀 교환대 두 곳에서는 각각 3700CFU/ml와 1400CFU/ml의 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기술표준원에서 정한 물티슈 세균 기준 100CFU/ml보다 정수기 표면은 4000배, 수유의자는 36배, 기저귀 교환대는 37배가량 많은 수치라고 김 의원 측은 설명했다.
다음으로 많은 세균이 검출된 곳은 인천 부평역 수유실로 기저귀 교환대에서 4200CFU/ml의 세균이 검출됐고, 세면대 손잡이, 소파에서 각각 620CFU/ml의 세균이 나왔다. 반면 수원역의 경우 세균이 물티슈 기준보다 적게 나왔다.
고속도로 휴게소 수유실의 경우 덕평휴게소 기저귀 교환대에서 920CFU/ml의 세균이 나와 다른 휴게소 보다 세균이 많았다. 기흥휴게소(하)는 아기침대, 수유의자에서 각각 840CFU/ml, 700CFU/ml가 검출됐다. 안성휴게소(하)(기저귀 교환대 680CFU/ml, 수유의자 540CFU/ml), 여주휴게소(하)(기저귀 교환대 640CFU/ml), 마장휴게소(기저귀 교환대 300CFU/ml)가 뒤를 이었다.
김포공항의 경우 아기침대와 정수기에서 각각 510CFU/ml, 300CFU/ml의 세균이 검출된 것 이외에는 물티슈 기준보다 적게 나왔다.
이와 함께 아기들이 기저귀를 갈거나 엄마와 함께 용변을 보기 위해 많이 찾는 공항,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의 여자화장실 시설물에서도 많은 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자화장실에서 세균이 가장 많이 나온 시설물은 급수밸브(수도꼭지)로 나타났다. 인천공항 여자화장실 수도꼭지가 35만CFU/ml로 가장 많았고, 부평역 17만CFU/ml 순으로 검사됐다.
인천공항 여자화장실의 경우 아이들이 기저귀를 가는 기저귀 교환대에서도 많은 세균이 나왔는데 최대 7만1000CFU/ml부터 최소 1300CFU/ml의 세균이 검출됐다.
이 밖에 검사를 실시한 공항,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 여자화장실의 변기와 변기뚜껑, 화장실문손잡이 35개 검체 가운데 31개에서 물티슈 기준보다 많은 세균이 나왔고, 부평역 여자화장실 변기에서는 최대 5400CFU/ml의 세균이 검출됐다.
특히 인천공항, 김포공항 여자화장실 변기와 부평역 여자화장실 변기 및 화장실문손잡이에서는 식중독뿐만 아니라 피부의 화농·중이염·방광염 등 화농성질환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도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원 의원은 “검사과정에서 많은 수유실 이용자들이 위생을 우려해 아기 기저귀를 교체하면서 물티슈로 기저귀 교환대 등을 닦거나 천이나 비닐을 깔고 기저귀를 교체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며 “검사결과 이용자들의 우려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인천공항 수유실의 경우 화장실 변기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됐지만 세균 기준이 없어 이용객들이 세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며 “조속히 세균 등에 대한 위생기준을 정하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한 후 결과를 공개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 관계자는 12일 CNB와 통화에서 “청소를 한 시간마다 하면서 위생관리에 신경 쓰고 있는데 이 같은 자료를 보고 놀랐다”며 “세균 검출 기준이 따로 없어서 현황 파악 중에 있다. 앞으로 위생관리를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