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12일 오전 한 언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직 논란과 관련해 (본인이) 생각하는 개혁방식을 당이 수용할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본다”며 “기자회견 등 공식 입장 표명 없이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를 이끌 외부 인사 영입 방침을 밝힌 뒤 이 교수를 당사자로 지목했으나 당내에서 의원 50여 명이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거센 반발이 일었다. 이 교수가 고사 의사를 밝힘으로써 새정치연합의 내홍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 교수는 박 원내대표의 ‘멘토 그룹’으로 꼽히는 김종인 전 의원과 2011년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함께 맡았던 사이로 박 원내대표와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도 이 교수와 따로 만나 정당개혁 등에 대한 조언도 구했다는 후문이다.
박 원내대표로서는 무엇보다 ‘외부 수혈’을 통해 자신과 ‘호흡’이 맞을 수 있는 인사를 직접 발탁해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차기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두고 물밑 수싸움에 들어간 당내 계파들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보수성향의 이 교수와 ‘투톱’ 공동비대위원장에 내정됐던 진보성향의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는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안 교수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대위 산하 새로운정치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당초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당내 인사 중 김부겸 전 의원 추대하려고 했으나 김 전 의원이 극구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 서울대 교수의 영입도 추진했지만 서울대 규칙상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안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고 안 교수는 세월호 참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며 이 교수의 영입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