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400여년 이어온 대구시민의 큰 장 ‘서문시장’

시설·경영 현대화 사업으로 맞은 제2의 전성기

  •  

cnbnews 김희정기자 |  2014.09.11 16:30:53

조선 중기에 형성되어 오랜 역사를 가진 대구 서문시장은 조선시대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장터 중 한 곳이었다.

현재 1·2·4·5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상가, 아진상가, 명품프라자 등 8개 지구 및 상가에 4,600여 점포가 들어서 있다. 대지면적 3만4,944㎡, 건물 총면적 9만3,070㎡, 매장면적 5만3,798㎡에 상인 수가 2만여 명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그 규모와 역사 등 여러 측면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시장이 서문시장이다. 서문시장을 ‘큰 장(大場)’, 인근 사거리를 ‘큰 장 네거리’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서문시장이 차지하는 위상을 알 수 있다. 서문시장은 오랜 시간동안 지역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삶의 현장, 그 자체이다.

▲서문시장 전경.(사진/김희정 기자)

역사와 규모 모두 갖춘 대구의 큰 장

한강이남 최대 규모의 시장인 서문시장의 주거래 품목은 주단·포목 등 섬유 관련 품목으로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원단시장이다.

이밖에 한복, 액세서리, 이불, 의류, 그릇, 청과, 건어물, 해산물 등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도매기능은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며, 시장을 찾는 고객은 하루 10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서문시장도 임진왜란·정유재란 이전까지는 대구군 대구읍성 북문 밖에 자리 잡은 소규모 장이었다. 이름도 대구장이라고 했다. 양란을 겪으면서 물자조달의 필요성이 증가하자 장이 크게 발달했다.

이후 대구장이 획기적으로 커지게 된 것은 1601년(선조 34)경상감영이 대구읍성에 자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인구의 증가, 낙동강 물길 등을 통한 외부와의 활발한 물적·인적 교류가 늘어나면서 대구장이 자연스럽게 규모가 커지게 된 것.

1677년 대동법 시행으로 현물공납을 포와 쌀로 대체함으로써 각종 농산물이 시장으로 몰려들어 시장 기능이 더욱 활성화됐다. 거래량이 늘어나자 북문 밖에 있던 대구장은 17세기 후기에 경상감영 서문 밖으로 옮겼고, 이때부터 시장 이름도 경상감영 서문 밖에 있다고 해서 서문시장으로 불리게 됐다.

서문시장은 1922년에 현재의 위치인 대신동으로 이전했다. 장소가 좁다는 이유를 들어 대구부에 의해서 식민정책의 하나로 추진됐다.

1919년 대구지방의 3·1운동은 흰옷을 입은 서문시장 장꾼들이 주도했는데, 식민주의자들은 흰옷 입은 군중이 시내에서 서성거리는 것을 몹시 두려워해 대구 부청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시장을 옮기려고 했다.

현재의 서문시장 터전은 당초에는 ‘성황당못’이라고 불리던 늪지대였다. 내당동·비산동 고지대에 있던 고분군(古墳群)의 흙을 실어다가 못을 메우고 시장을 만들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많은 피란민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서문시장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1950년대 포목부를 중심으로 시장 주변에 섬유도매상들이 밀집해 전국 최대의 포목시장을 형성했다.

1950년대 후반에는 대구의 15개 시장 전체 거래량의 40%를 차지하는 호황을 누리며 경상도를 비롯해 충청도·전라도 등 삼남의 상권을 쥐락펴락한 삼남 제일의 큰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영오 회장.(사진/김희정 기자)

“고객이 찾아줄 때의 감사함 잊지 말아야 한다”

김영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장 인터뷰

김영오(61·대구시상인연합회장)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장은 “젊어지고 있는 서문시장을 대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전통시장이 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우선, 추가 주차공간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서문시장을 찾는 고객은 하루 10만 명이지만 주차빌딩에 주차 가능한 대수는 800여 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오후 2~5시에는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들과 주차장에서 빠져나가는 차들이 줄을 서는 등 시장 내 도로는 물론 인근 도로정체의 요인이 되고 있다. 2지구 건물의 지하주차장 마련으로 약간 숨통이 트였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부족한 주차 공간이 고객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주차빌딩의 경우 오래되고 낡았다. 공간도 좁아 출차와 입차를 위한 차량 간의 혼선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형주차장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논의 중이다”며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이고, 교통량을 분산 시키는 것은 물론, 시장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케이드설치사업이 완공되지 않은 시장 내 일부 구간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완료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객들이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2011년 상가연합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무료주차권제 도입, 토요음악회 개최, 시장 내 노점 환경정비 및 고객선지키기, 서문패션대축제 개최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 낸 바 있다. 무료주차권제 도입의 경우 3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1시간 무료주차, 5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2시간 무료주차권을 제공하고 있다.

시장 내 노점 환경정비 및 고객선지키기는 지금까지 자체 관리팀을 두고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공연장 확보 문제 등으로 중단됐던 음악회는 향후 지자체, 중기청, 소진공 등과 협의해 공연장을 마련한 뒤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대구시민은 물론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대구의 문화와 쇼핑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서문패션대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세대에 사랑받는 전통시장의 모델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고객들이 시장을 찾아주고 있을 때 그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서문시장이 ‘대구의 큰 장’이라며 끈끈한 애정을 보여주는 고객들을 위해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동성로 방불케 하는 젊어진 시장

하지만 1980년대 이후 도로망 발달에 따른 유통체계 변화, 서울과 부산에 의한 상권 잠식,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등장으로 지역의 모든 전통시장이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대구 섬유산업의 위축은 서문시장에도 타격을 입혔다.

지역의 ‘큰 장’인 서문시장은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시장상인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보다 나은 시설구축과 경영 보완으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2004년부터 지금까지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으로 각종 시설현대화 사업 및 경영현대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아케이드설치사업, 전선지중화사업, 냉난방개선사업, 정기개보수사업, 화장실리모델링, 쇼핑몰 구축, 고객지원센터 구축, 관광안내소개소, 인도블럭교체, 고객전용 주차빌딩 구축, 인터넷방 및 놀이방 설치, 상인교육관 구축, 상인대학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50대 이상이 주 고객층이었던 시장 상가에 20, 30대를 위한 패션매장이 들어섰다. 또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편의시설을 갖추면서 손님도, 상인도 젊어지고 있는 게 서문시장의 새로운 추세이다.

주말 의류·액세서리 쇼핑몰이 밀집돼 있는 서문시장 내 2지구나 동산상가, 아진상가, 명품프라자 등을 찾으면 대구의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나 서울 동대문 쇼핑센터를 방불케 한다.

노점상의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장꾼들을 위한 단순 식사 위주로 판매하던 노점상들이 생과일주스, 토스트 등 젊은이들의 입맛을 겨냥한 먹거리를 내놓고 있다.

▲서문시장 배치도.(서문시장 제공)

서문시장하면 떠오르는 비빔국수,칼국수와 수제비 외에도 돼지갈비찜, 미성당 만두, 삼각만두, 호떡 등 다양한 먹거리로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렇게 젊은 층과 외국인 등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주변상권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카페베네, 망고식스, 옥루몽 등 번화가에나 입점할 법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미샤 등 화장품 로드샵이 상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대형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유동인구총수는 물론, 주요 소비층(젊은층)의 비중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 지점 개설을 결정하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8개 지구·상가의 ‘따로 또 같이’

시장의 규모가 워낙 크고 8개 지구 및 상가로 나눠져 있어 자주 이용하는 고객이 아닌 경우 원하는 물건을 효율적으로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1지구는 한복과 침구류, 커텐류, 각종 면직물을 취급하며 동산상가는 각종 의류, 아동복, 주방용품등으로 구성돼 있고 4지구는 각종 액세서리 등 잡화와 침구류세트, 포목, 한복, 각종 의류 등을 주로 판매한다.

5지구는 주방용품, 각종 의류, 청과를, 명품프라자는 가방, 타월, 각종의류, 침구류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건해산물은 각종 건어물을 취급하며 아진상가는 각종 의류 및 가방 부자재, 옷 수선부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규모 점포로 등록된 2지구는 식당가, 수산물, 각종의류, 각종 의류 및 원단 등을 판매하고 있다.

워낙 많은 물량을 취급하다 보니 각 지구와 상가별로 취급 품목이 겹치는 경우도 있다.

상가연합회와 관광안내센터에 비치된 시장 안내 리플릿을 보면 상가별 위치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대구=김희정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