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추석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유족과 3차까지 면담을 이어가며 추석 전 세월호특별법 제정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사실상 ‘빈 손’으로 추석을 맞게 됐다.

대신 세월호법과 민생법안을 분리 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민생 현장에서 경제살리기와 세월호 사고 후속 법안 통과를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더 이상 세월호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추석 여론전에 나섰다. 3일 본회의에 앞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세월호법과 민생법안 분리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무성 대표는 “여론에 의하면 세월호특별법과 다른 민생경제법안을 분리 처리하자는 의견이 66.8%로 많은 다수의 국민께서 경제와 민생을 굉장히 걱정하고 계시다”라며 “야당의 장외투쟁 반대도 71.3%에 달해 국회의원이 있을 곳은 국회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철저한 진상규명은 하되,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세월호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 뜻도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의 분리처리”라고 강조했다.

정갑윤 의원 또한 “정기국회는 예산과 감사를 하는 동시에 많은 법안을 다루는 입법국회인데 나라살림을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문제를 다뤄야할 이 시점에 세월호 혼돈에 빠져서 전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전날 시민단체가 직무유기 혐의로 국회의원 전원을 검찰 고발한 것으로 알려진 것을 들어 “세월호특별법과 직접 관련된 당사자들은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 당정청이 더 머리를 맞대고 더 유연한 방안은 없는지 숙고를 해야 한다”며 “세월호 유가족도 한 발짝 물러서 타협점을 찾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한 발 나아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달라는 유가족 대표단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이 최고위원은 “이것은 정부여당이 할 수 없는 것을 양보하라고 주장이어서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여야가 완벽하게 두 번씩이나 합의한 것을 유가족 대표들이 반대하면서 상황이 어렵게 진행 되고 있는데 이것이 유가족들의 진정한 뜻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히려 이 숨겨진 진실 가운데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 중에 하나가 ‘어떻게 다 망했던 구원파가 다시 살아나서 엉터리 해운회사를 운영하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발생시켰는가’ 하는 것”이라며 “‘구원파를 누가 구원 했는가’ 하는 진상을 오히려 더 밝혀내야 한다”며 전 정권을 겨냥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단체들도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데 가세했다. 애국단체총협의회, 고엽제전우회, 애국연합청년포럼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광화문 광장에 모여 세월호 투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야당을 향해 “유병언일가 재기시 금융특혜와 민관유착관계를 규명하는 일은 당시 집권한 노무현정부 인사들을 조사해야 한다. 이들이 실세인 야당은 당연히 특검에서 배제돼야 하는데 왜 오히려 집착하는가”라며 “야당은 진상규명이 아니라 박근혜정부의 실패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서도 “국민은 유가족이 무엇을 규명하고자 수사권과 기소권이 필요한지, 그것이 왜 국정을 마비시킬 만큼 중요한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더욱이 유가족의 화살은 가해자인 선주 유병언일가에게 향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대한민국체제와 박근혜정부를 반대하는 일부 유가족이 무고한 희생자까지 이용해 대정부투쟁을 한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 유가족들은 대정부전쟁을 즉시 중단하고 국민과 아픔을 함께하는 위로의 대상으로, 진정한 유가족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