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와 의원총회를 마친 후 광화문 광장을 찾아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은 집회시위 관련법에 따라 공개적인 발언 없이 이어진 이날 시위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 근처 농성장에서 9일째 단식을 진행하고 있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등 피케팅 참여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 격려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여당이 ‘민생법안 분리처리론’으로 공세를 펴는 데 대해 “세월호법이 가장 시급한 민생”이라면서 여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후 정부가 내놓은 26개 후속조치 중 완료된 것은 단 3건에 그치고 있다”며 “(대통령이) 민생법안을 강조하며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데, 대통령은 뭘 했나. 세월호법과 후속조치에 대통령이 즉각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도 “최고의 민생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며, 세월호법이야말로 지금 시점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민생법안”이라고 강조했으며, 당중진인 추미애 의원도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3자협의체 구성을 통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의원은 이 편지에서 “세월호특별법의 본질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국가정의를 세우는 것인데, 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렵다”며 “유족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박 대통령과 지난 2004년 ‘탄핵정국’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구원투수’로 각각 등판해 경쟁적으로 위기돌파를 진두지휘한 인연이 있는 추 의원은 “대통령과는 대구 출신 여성 정치인으로 함께 활동한 남다른 인연이 있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한 오후에는 국회에 재집결해 예결위장에서 철야농성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대여강경투쟁이 지속되면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뚜렷한 목표나 지침이 없는 ‘어정쩡한 투쟁’으로 동력이 조기에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으로 가기 전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지만 전체 의원 중 절반 정도밖에 모이지 않아 제대로 된 의총을 열지 못한 채 ‘함께 이동하기 위해 집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치기도 했으며, 아예 전날 장외투쟁 반대 성명을 낸 의원 15명 중 상당수는 이날 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장외투쟁 반대성명에 참여한 한 의원은 “강경하게 (투쟁)하고 싶어도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도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시위 장소로 선택한 광화문광장에는 현재 문 의원이 9일째 단식을 진행 중인데 곳으로 국민에게 3자협의체의 필요성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곳에서 ‘투쟁’을 벌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으며, 특히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의 당원들이 단식농성 중이라는 점도 ‘장소선택에 전략이 없다’는 지적하는 등 장소선택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단식중인 문 의원이 지난 25일 노무현영화제에는 참석하면서 의총과 같은 당 행사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당 지도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데 대해서도 불편해하는 시선이다.
문 의원은 동료 의원들로부터 “단식 끝내시고 당에 와달라”, “건강 유의하시라”는 염려를 하자 4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김영오 씨를 언급하면서 “새누리당에서 성의를 보이고 보듬어 주면 (김 씨의) 단식 중단이 가능할 것 같다”며 김 씨의 단식 중단을 우선시했다.
그리고 문 의원은 같은 당 의원들을 격려하고 단식 장소에 돌아가며 ‘단식 지속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정치가 그런 소리를 들을 때 정치하기 싫어진다”며 불편한 심정을 피력하면서 “저도 원래 (광화문이) 제가 있을 자리는 아니니까 유민 아빠의 단식이 중단되면 빠르게 당의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문 의원은 박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데 그래도 박영선 위원장을 중심으로 많은 의원들이 단합해서 함께 행동하고 있는 게 당을 다시 추스르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고맙다고 말씀 드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