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이은경과 김보람의 공동안무 작품 ‘어긋난 숭배’. (사진=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은 2014년 시즌 프로그램을 ‘역사와 기억’을 주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한국적인 현대무용을 모색하면서 전통적인 소재를 재해석한 창작 신작을 공모했고, 가다프로젝트의 ‘어긋난 숭배’와 고블린파티 ‘혼 구 녕’ 두 작품을 최종 선정한 바 있다.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서 8월 24일까지 최종 선정된 두 작품이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어긋난 숭배’와 ‘혼 구 녕’은 전통적인 제사의식과 상례(喪禮)를 동시대적 감각과 움직임으로 재해석했다.
두 작품은 모두 한국의 전통적 문화와 관습을 선택하면서도 흔히 이런 작업에서 쉽게 빠질 수 있는 전통적 소재의 진부한 활용이나 표현적인 차용에 머물지 않고 참신한 안무와 개성 있는 표현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먼저 벨기에에서 활동하는 이은경과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보람의 공동안무 작품 ‘어긋난 숭배’는 강강술래와 전통적 제사의식을 키치적으로 재해석했다.
이 작품에서 전통 제사의식의 공간은 소품, 의상 등 은유와 상징을 통해 현대인들의 예배당으로 재해석되고, 강강술래는 현실적 삶에 대한 성찰과 미래를 향한 염원을 위해 재구성된다.
키치적인 대사와 움직임을 통해 현대인이 처한 현실과 실존을 풍자적으로 풀어내면서 동시대적 감수성으로 ‘새로운 강강술래’를 발명했다는 평가를 얻으며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이다.
▲전통상례 절차를 재해석한 고블린파티의 작품 ‘혼 구 녕’. (사진=국립현대무용단)
그리고 최근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고블린파티의 ‘혼 구 녕’은 전통상례의 절차를 현대적 감각과 코믹한 움직임으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작품은 죽음과 염에 대한 분석과 해체를 통해 죽음에 대해 새롭게 접근한다. 다양한 오브제 사용을 통해 장례절차를 집중력 있게 묘사하고, 슬픔과 애도의 정서 속에 해학적인 움직임을 적절히 배치하면서 인간사의 복잡다단한 면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을 소재로 하는 창작 작업에서 볼 수 있는 여러 현상과 문제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부대행사로 마련됐다. 8월 23일 공연 이후에는 현대무용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장르에서 전통을 소재로 한 창작의 가능성 모색과 그 사례들에 대해 관객과 함께 공유하는 토크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