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기자수첩] 프란치스코 교황과 김수환 추기경

2014년 슬픔과 비탄에 빠진 한국사회에 던지는 두 성인의 메시지

  •  

cnbnews 안창현기자 |  2014.08.14 17:43:12

▲문화부 안창현 기자

“한국으로의 여정을 시작하며, 한국과 아시아 전역을 위한 저의 기도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빈자(貧者)의 성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3일 트위터을 통해 방한 사실을 알렸다.

지난해 3월 교황에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12세기 말의 프란치스코 성인 이름을 교황명으로 선택한 첫 교황이다. 수도원 밖으로 나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 프란치스코 성인과 같이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교황의 이런 태도와 이후 행보는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구별 없이 그가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이유이다. 철저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을 먼저 살피는 교황은 선출 이후 첫 행보로 람페두사의 아프리카 난민 방문했다.

교황은 돈을 우상화하고 인간성이 침해되는 곳에서 정의와 평화, 인간의 존엄성을 살리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아시아 지역 최초로 한국을 방문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국 방문 중 교황은 15일 대전에서 미사를 집전한 후 세월호 생존자와 유족을 만나고, 18일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의 미사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초대한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푸는 교황의 태도와 행보는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바보’ 故 김수환 추기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겠지만, 지난주 추기경 선종 5주기를 맞아 추모 다큐멘터리 ‘그 사람 추기경’이 조용히 극장 개봉했다. 이 영화는 선종 직전 3년의 시간 동안 그의 곁에 함께 머물며 추기경의 마지막을 담고 있다.

영화에서 추기경은 타인의 목소리에 경청하는 삶을 살라는 당부를 우리에게 남겼다. 추기경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경청할 수 있는 열린 태도를 갖는 것이 갈등을 치유하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누군가 나의 말을 들어 줄 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나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추기경은 타인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것은, 인간 누구나 존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은 존엄하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당신의 모습을 닮도록, 사랑으로 지었기 때문에 인간은 존엄합니다. 아무리 늙고 병들고 가난하여 현세에서 보잘 것 없을지라도 인간은 영원한 존재이기 때문에 존엄한 것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윤일병 사건 등 잇단 슬픔과 충격, 비탄에 빠진 한국사회에서 두 성인의 메시지가 우리에게 전하는 진정한 의미를 가슴에 새길 때가 되었다.

안창현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