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새누리당은 교황 방문에 환영 입장을 밝히며 정치권도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 교황의 방한이 이뤄진 만큼 이를 계기로 꼬여 있는 세월호 정국이 풀리길 기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교황의 방한을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환영 드린다”면서 “방한 기간에 소외된 이들을 어루만지고 평화와 화해 메시지를 전할 예정인데 우리 정치권도 교황의 뜻을 본받아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교황께서는 배척과 불평등은 안 된다고 말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갑과 을이 함께 배려를 통해 공조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생각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은희 대변인도 논평에서 “모든 특권을 내려놓은 빈자의 성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방한이 대한민국이 화합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깃드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권 대변인은 “교황의 메시지와 실천은 그간 서로 불신하며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지 못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만들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치권과 국가가 되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다지게 한다”면서 “교황 방한으로 사회 균열과 갈등이 지혜롭게 풀려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해 “교황이 한국 방문 전 '한국인들이 참사를 계기로 윤리적,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바란다'고 말씀하셨다”며 “교황이 인명 경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교황의 발언 중 “교황은 부자든 가난하든 똑같이 사랑한다. 그러나 교황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부자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라고 할 의무, 가난한 사람을 존중해야 할 의무, 가난한 사람을 북돋워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지금 우리도 교황 말씀처럼 가진 자와 기득권자들이 어려운 이들을 돕고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여야의 대립으로 세월호특별법 처리가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야당의 재협상 요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새누리당에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유기홍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2004년 교황은 아르헨티나에서 화재사고로 194명이 희생됐을 때 ‘우리는 충분히 울지 않았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이 막혀 있는 지금, 우리는 반성하는 심정으로 교황 말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반성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논평에서 “세월호 대참사를 두고도 제대로 된 반성은커녕 특별법조차 거부하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맹성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4·16 이전과는 전혀 다른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소중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이날 당 상무위원회에서 “정치권이 ‘정치는 고귀한 활동이다. 공동선을 위해 순교자와 같은 헌신을 요구한다’는 교황님의 무거운 가르침을 새긴다면 세월호 유족의 간절한 진상 규명 요구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교황 방한을 계기로 정부와 여당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