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상어 2’, 스테인리스 스틸, 330×130×130cm, 2010. (제공=소마미술관)
물은 지구와 인체의 70%를 차지한다. 모태(母胎)로부터 비롯한 생명의 원천이자 인류의 삶과 역사를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기도 했다.
일찍이 예술가들이 ‘물’을 통해 자유로운 상상력의 나래를 펼친 것은 이 때문이다.
중세나 르네상스 미술에서는 물이 신비롭고 상징적인, 종교적 모티브로 주로 나타났고, 19세기 낭만주의 작품에서는 난파선 등과 결부되어 거칠고 예측 불허한 자연을 재현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물을 즐겨 그렸던 인상파 화가들은 항상 흔들리는 수면 위에 빛이 어떻게 반영되는가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면의 위와 아래를 관찰하고 그렸다.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작가들은 더욱 풍부해진 매체들을 활용해 물의 이미지를 직간접적으로 시각화하고 있다.
이렇게 물은 과거 전설이나 신화적 소재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띄기도 했고, 유동적이고 반영적인 속성으로 물질적인 매력을 드러내는가 하면, 더 나아가 고차원적인 정신세계를 드러내는 추상적인 이미지로 등장하기도 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8월 15일부터 10월 26일까지 개최하는 전시 ‘Water_천진난만’는 물이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와 예술가의 천진난만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현대미술 작가 22인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물의 물리적 현상을 다룬 작품, 물의 조형적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 물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작품 등 유동적인 물의 특성만큼이나 다양한 경향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물놀이가 생각나는 여름철, 미술관에서 상상의 바다를 헤엄치며 시원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박상화, ‘이너드림-리빙룸’, 단채널 비디오, 가변설치, 2013. (제공=소마미술관)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