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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문화가 있는 날'이 즐겁지 않은 사람들

민간단체에 할인된 금액만큼의 보상이나 지원 대책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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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4.08.11 08:51:16

▲'문화부 왕진오 기자'.

매월 마지막 주가 되면 문화예술기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보기 위해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언론과 정부는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 '문화가 있는 날'을 알리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전시장과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마냥 즐거워 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 바로 사립미술관과 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공연장 그리고 기업이 운영하는 영화관등이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영화관을 비롯해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입장료를 할인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일반 시민들에게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어 보다 쉽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4년 1월부터 시행한 제도이다.

시행 7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문화가 있는 날'은 참여시민들에게 놀라울 정도의 반응을 얻고 있다. 제휴카드나 할인권 없이도 이날만 되면 할인에 무료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관람객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한 숨 섞인 속내를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미술관과 공연단체 그리고 기업이 운영하는 영화관들이다.

▲지난 3월 26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관람객들이 덕수궁미술관에 입장하려 줄을 서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문화가 있는 날' 시행으로 관객들이 몰리지만 할인된 금액만큼 유관기관으로부터 보존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립미술관 관계자는 "미술관에 관람객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입장료를 통해 기관을 운영하는 우리로서는 가뜩이나 관객숫자가 없는 가운데, 할인된 금액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어서 전시를 보러오는 이들을 반갑게만 맞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토로한다.

정부가 강제적인 조항을 만들어 시행한 제도가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시행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의 또 다른 모습이다.

보다 쉽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제도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 기관을 운영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반강제 캠페인 동참일 수 있는 것이다.

국공립문화공연 시설들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들이기에 무료입장이나 할인 입장을 시행해도 그다지 커다란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입장 수익으로 단체를 운영해야 하는 민간단체들에게 할인된 금액만큼의 보상이나 다른 지원 대책이 마련되어야만 좋은 제도의 확산이 더욱 빨라지지 않을까 한다.

CNB=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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