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희, 한지원 ‘Nowhere Land’ 전시전경. Wewerka Pavillon in Munster, 2012. (제공=신한갤러리)
최보희, 한지원 작가는 독일 유학시절 중 만나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느끼는 이질감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소재로 공동작업을 해오고 있다.
2009년부터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뤄진 이들 공동작업은 최보희 작가가 한국으로 귀국한 2013년 이후에는 한국과 독일에서 작업을 따로 또 같이 발전시키며 한국과 독일에서 공동전시를 추진했다.
양국을 오가며 어느 곳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었던 두 작가는 작업 초기만 해도 자신들의 상황을 낯선 곳에 억지로 정착하려는 이방인의 모습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자신들의 불안한 정체성과 그로 인한 내면적 갈등 속에서 자연스레 자신들의 모습을 ‘여행자’의 상황에 투영하게 됐다.
출발과 도착 사이에서 어디론가 이동하는 여행자의 모습은 긴 시간 동안 고국과 타국을 오가며 그 사이를 떠돌 수 밖에 없었던 두 작가의 모습을 대변한다. 뿐만 아니라 이사, 이주, 이직, 유학, 여행 등 유목민적 삶에 익숙해진 오늘날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이번 신한갤러리 역삼에서의 전시를 위해서 작가들은 수십여 개의 여행가방과 이불 등의 소품을 주변 지인들로부터 일일이 공수하여 설치했다.
또 세계 여러 나라의 특정 장소와 사람들의 소리를 녹음하여 재생시키는 등 관람객들이 설치작품을 보다 더 생생하고 리얼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들을 세심하게 배치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새로운 여행지로의 출발에 들뜬 여행자로 변모하고, 전시장 역시 새로운 여행지로 탈바꿈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독일에서 개최된 동명의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들 대다수와 더불어 최보희, 한지원 작가의 최근작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전시는 잠재력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신한갤러리에서 매년 진행하는 ‘Shinhan Young Artist Festa’에 선정된 다섯 팀의 전시 중 네 번째로 개최되는 전시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