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부터 31일까지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멍키열전’.
연극 ‘멍키열전’은 여섯 마리 원숭이들과 서커스 단원 출신의 소녀 빼아트리체가 등장해 인간을 풍자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그런데 연극에 등장하는 원숭이들이 심상치 않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에 나오는 침팬지 피터를 비롯해 동양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인도의 서사시 ‘라야나마’의 하누만, 터너 미래상을 수상한 다니엘 퀸의 ‘고릴라 이스마엘’에 나오는 이스마엘이 등장한다.
여기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얀 마텔의 소설 ‘20세기의 셔츠’의 버질, 레오폴도 루고네스의 단편소설 ‘이수르’에 나오는 이수르, 마지막으로 중국의 4대 고전소설인 ‘서유기’의 바로 그 원숭이, 손오공까지.
세계 고전 속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원숭이들이 모두 연극 무대에 올라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번 연극은 침팬지 피터를 중심으로 결성된 유랑극단 ‘Monkey Players’의 레퍼토리로 각종 에피소드가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다.
특히 손오공의 무술과 원초적 원숭이나 의인화된 원숭이, 극중 배우로 변신하는 출연자들의 신체연기, 곡예와 서커스 등 원작이 된 문학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와 연극 관객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연극적 재미와 많은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멍키열전’은 세계 연극의 거목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의 유일한 제자인 에프게니 박흐탄코프가 창설한 러시아 국립 박흐탄코프 극장의 부설 슈우킨 연극대학 창설 100주년 기념공연을 위해 제작되었다.
슈우킨 연극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던 나성만 작가는 작년 8월 스타니슬랍스키 탄생 150주년을 맞아 이 대학 초청으로 모스크바에 방문했고, 거기서 100주년 공연을 제안 받았던 것이다.
연극 ‘멍키열전’은 오는 10월 러시아 초청공연에 앞서 8월 23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국내 관객들과 먼저 만난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