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해전은 거의 불가사의에 가깝다. 단 13척의 배로 수백 척의 함대를 싸워 이겼다니 그 불가해함 때문에 엄연한 사실인데도 신화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해전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실제로 울돌목에 철쇄가 가설됐는지 등 구체적인 실상마저 학계에서 분분한 상황이다.
그러나 어떤 역사는 소설가의 상상력이 살을 채움으로써 그 실체가 온전히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경찰도, 과학수사대도 아닌 사설탐정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듯 저자는 기발한 상상력과 서스펜스, 절묘한 구성과 생생한 묘사로 독자들에게 ‘명량해전’이라는 실체를 손에 잡히듯 대면하게 해준다. △지은이 박은우 △펴낸곳 고즈넉 △각권 304쪽 △정가 각권 1만1500원(전 2권)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