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4.07.28 18:25:56
박근혜 대통령이 28일부터 5일 동안 여름휴가에 돌입한 가운데 휴가기간 동안 적극 구상할 것으로 알려진 후반기 국정운영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권 2년차 최대 위기인 세월호 참사 수습과 함께 경제살리기라는 최우선 국정과제에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인 만큼 다양한 경제정책 시행을 통해 본격적인 ‘열매 거두기’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휴가 보내기를 적극 권장하면서도 세월호 참사 수습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만큼 ‘조용한’ 휴가를 보낸다는 입장에 따라 외부 휴가보다는 청와대 관저에 머물면서 하반기 국정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경기회복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소비·투자·생산 등 주요 거시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 최우선 국정과제인 민생 안정 및 경제 살리기에 국정 동력을 집중하라는 지시를 각 부처에 하달하는 한편 현장 확인 행정을 통한 개선 및 보완에도 공을 들이라는 주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차관급 인사를 거의 마무리한 가운데 집권 2년차 ‘근혜노믹스’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면서 국가 혁신작업을 비롯해 규제철폐, 공직개혁, 소비 진작 및 투자 활성화 등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책 시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전해졌다.
즉 박 대통령이 최근 완성한 2기 내각 시스템의 경우 집권 1년차에 설정한 각종 국정과제에 대한 성과 달성을 목표로 하는 한편 실질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체감경기지수를 끌어올리는 쪽에 국정운영의 동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민생 관련 법안의 통과 권한을 가진 여의도 정치권과의 스킨십 강화도 고민거리로 등장하면서 지난번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을 계기로 여의도 정치권과의 소통 강화가 예상됐지만 ‘만남’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박 대통령 스타일상 보다 ‘내용 있는’ 소통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각종 회의를 통해 민생법안의 국회 통과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7·30 재·보선을 계기로 여야가 ‘긴장모드’에 돌입함에 따라 당분간 경색정국이 진행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휴가기간 여의도 정치권과의 스킨십 강화 방안을 고심하는 한편 ‘친정’인 새누리당과의 관계설정에 있어서도 과거 ‘청와대 거수기’가 아닌, 수평적 협력관계에서 당·정·청 간 관계 정립의 중요성을 내심 고민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세월호 특별법이 여야 정치권에서 이렇다 할 ‘마침표’를 찍지 못한 상황에서 진상조사위원회에 대한 수사권 부여 여부 등을 놓고 청와대와 여권이 어떤 식으로 입장을 정리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은 7·30 재·보선을 앞두고 국회 과반석 유지를 해야 하는 여권으로선 한 석이 아쉬운 입장이며 특히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한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분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 박 대통령의 여름휴가를 두고 야당은 세월호특별법도 처리되지 않고 있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이 15일째 단식을 하는 상황에서 “휴가를 갈 때냐”라고 비판한 반면, 여당은 “대통령의 휴가를 선거용 정치공세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괜한 트집을 잡는다고 맞서는 등 열띤 공방을 벌였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족들이 단식하다 줄줄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는데 박 대통령이 휴가를 가실 땐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 수석대변인은 “특별법 제정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에 박 대통령이 답이 없어 야당이 29일까지 특별법을 처리하자 제안했는데 휴가 때문에 특별법 처리가 지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제발 대통령과 청와대는 정신 차리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국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는 데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과 함께 휴가를 활성화하자는 뜻에서 관저에서 휴가를 보낸다”며 “야당은 침소봉대하고 민의를 교란시키지 말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야당의 공세에 대해 대통령 휴가를 놓고 야당의 목소리와는 반대로 지속되는 민생경기 침체 등을 감안해 내수 진작 차원에서 대통령이 오히려 외부로 휴가를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 만큼 대응을 자제하는 등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그동안 박 대통령이 휴가를 갈지를 놓고 고민을 해왔고, 세월호 상황을 고려해 청와대 내에서 ‘조용한’ 휴가를 보내기로 한 만큼 야권의 반응은 정치 공세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