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예술극장에서 8월 6일부터 30일까지 공연하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 (제공=명동예술극장)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The Glass Menagerie)’이 명동예술극장에서 8월 6일부터 30일까지 공연된다.
‘유리동물원’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자전적 작품으로, 비정한 현실을 피해 기억과 환상으로 도피하는 고독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1945년 브로드웨이 개막 당시 563회를 공연하는 대기록을 세우고 뉴욕 극비평가상, 시드니 하워드상, 도널드슨상을 휩쓸며 테네시 윌리엄스를 20세기 미국 최고의 극작가로 만든 작품이다.
최근에는 존 티파니 연출의 2014년 브로드웨이 무대가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연극상 등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다시 한 번 명작의 저력을 발휘했다.
이번 명동예술극장에서의 공연은 연출가 한태숙과 배우 김성녀가 40년 만에 처음으로 함께 하는 무대라 기대를 모은다.
연출가 한태숙은 ‘오이디푸스’, ‘아워타운’, ‘안티고네’ 등으로 가슴 통렬한 비극과 따뜻하고도 시린 삶의 양면을 탁월하게 보여준 바 있다.
인간의 숨겨진 내면을 적나라하게 끄집어내는 그는 이번 작업에서 상실과 고독으로 깨질 듯 위태로운 삶을 사는 인물들을 섬세하게 그려내고자 한다. 그는 “작품 속 네 명의 인물이 직면한 상황이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모든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벽속의 요정’으로 1인 32역을 소화하며 찬사를 받은 배우 김성녀는 “굳이 정신이상자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모두 추억과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살면서 겪었던 사람들을 참고해 과거의 행복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아만다를 연기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각자의 영역에서 확고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연출가와 배우가 만나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오는 좌절과 고독에 대해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