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india ink on paper, 69×69cm, 2012.
문자추상으로 현대서예 작업을 활발히 해온 이민지 작가는 우리 전통서예를 바탕으로 그림과 글씨를 정형화하지 않고 찰나의 상상력 발휘해 글을 쓴다. 문자추상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작가가 자유롭게 표현하는 ‘글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성과 예술적 감각이 요구되는 문자추상은 작가의 머릿속에서 무한한 상상의 나래가 붓을 통해 화선지 위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작가는 아리랑, 사랑, 기쁨, 약속 등 한글이 주는 순수함을 표현하면서 글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다양한 감성을 선사한다.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이야기 한글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민지 작가의 개인전 ‘화선지 위의 먹빛 춤사위’에서는 이런 문자추상 작품 29점을 볼 수 있다. 작가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작업한 작품 중 선별했다.
화선지 위에 그려진 문자 하나하나에는 작가의 삶과 애환이 담겼다. 이 작가는 “선이 굵어 졌다가 가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요동치듯 굴곡진 문자의 동선이 변화무쌍한 인간의 일생과 닮아있다. 작품을 만드는 작업과정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문자추상 작품은 한 폭의 추상화를 감상하듯 그림 속에 감춰진 문자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또한 하얀 화선지 위의 오묘한 문자는 그 형태와 숨겨진 의미를 흥미롭게 추측하도록 한다.
이 작가는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전시공간과 함께 마련된 한글 갤러리에서 형식적인 것에서 벗어나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어우러지는 ‘먹빛 춤사위’로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전시가 우리의 글과 마음이 하나 되는 소중한 시간이기를 희망했다.
한편, 이번 전시 오프닝에서는 김유나(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과), 한지수(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과), 윤정원(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박병재(서울대학교 국악과)로 구성된 연주단이 하현도드리, 계면가락도드리 등의 우리 전통음악을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