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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욱일승천기 논란으로 취소된 '원피스' 특별전 유감

블록버스터 전시에 경종 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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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4.07.17 08:51:06

▲문화부 왕진오 기자.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지난 12일 열릴 예정이던 일본 인기 만화 '원피스'특별기획전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2차 대전 당시 사용한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전시 오픈을 앞두고 취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피스'전이 열리기로 돼있던 전쟁기념관은 10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전시 내용에는 없으나 원작 중 일부 욱일승천기로 보일 수 있는 이미지가 수차례 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일제 강점기 등 대외 항쟁의 역사를 교훈으로 전하는 전쟁기념관에서 원피스 기획전을 강행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부득이하게 대관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피스'는 1997년 일본잡지 '소년 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해 지난해까지 단행본 발행부수 3억 부를 기록한 인기 만화다. 12일 오픈 예정이었던 전시회에는 원작 속 장면을 피규어로 재현하고 애니메이션 레이아웃 자료 등을 전시할 예정이었다.

이 전시는 여름방학과 대중들의 인기를 반영한 블록버스터 전시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수억 원의 예산을 들이고, 입장료를 1만 원 이상 책정해 수익을 올린다는 기획 배경에 전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피스'전 주최 측인 웨이비즈 측에 따르면 전시 준비에만 약 18억 원이 소요됐고, 예상 입장관객은 30만 명으로 집계했다. 전시 기획사들 입장에서는 입장수익과 기업의 협찬 등을 고려할 때 투자비용의 2배 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원피스'전은 기획의도에 있었는지, 아니면 논란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는 욱일승천기 관련 내용을 알고도 인기있는 콘텐츠라는 유혹에 그냥 밀어붙였는지는 진실게임을 해야 할 것이다.

▲'원피스' 특별기획전.


전시의 형식과 질을 떠나 그것의 성패가 결정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마케팅이다. 여기에 대중의 관심도가 높을수록 흥행 가도에 속도가 붙는다. 지난 2007년부터 서울에는 수많은 블록버스터급 전시가 열렸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흥행했던 몇 가지 전시들을 살펴보면 반 고흐, 루브르박물관, 르느와르, 샤갈, 피카소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서양의 화가 또는 박물관 소장품 전시이다.

이들 전시들이 선전할 수 있는 이유는 대중에게 인지된 작가의 저명성과 그 작품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내최초’, ‘최대 규모’, ‘다시는 없을’ 등의 수식어는 절대 전시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강박마저 심어준다.

그러나 실제로 전시장을 방문해 기대했던 만큼의 감동과 전율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기다림 끝에 들어선 전시장에는 수많은 인파와 무질서로 작품을 감상했다기보다 전시장을 훑고 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기간에 친숙한 작품으로 구성된 블록버스터급 전시가 흥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중의 트렌드가 반영된 콘텐츠와 전시장소, 전시기간에 있다. 이는 다시 말해 대형 자본을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협찬과 마케팅 전략이 빚어낸 예정된 성공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반대로, 내용과 형식면에서 뛰어난 기획력과 수준을 자랑하지만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전시들도 많다.

전시 개최의 규모를 떠나, 성공적인 전시를 위해서는 주최 측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마케팅으로 일반인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관람자들도 전시를 선택하고 관람함에 있어 변별력을 갖고 하나의 전시를 보더라도 의미 있는 관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CNB=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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