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누리당 관계자 말에 따르면, 이번 전대에서 여론조사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론조사는 겉으로 보이는 빙산의 일각(1/6)이며, 당심이 물밑에 숨은 빙산의 대다수(5/6) 이기 때문에 20만명이 넘는 당원 선거인단이 당선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당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주장하는 일부 여론조사들도 응답율이 한 자릿 수에 불과하며, 또한 당원의 권역별 비례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인구 60만명인 제주의 선거인단은 6천907명인데 525만명인 호남권의 선거인은 9천384명으로 이러한 편차가 여론조사에 제대로 보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 유포하는 당원 대상 여론조사도 제대로 당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민심과도 다를 수밖에 없는 한계를 이미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당권 레이스에서 민심을 염두에 둔 행보를 펼쳐온 김무성 후보보다 전국 각지의 당원과의 소통에 주력해온 서청원 후보가 좀더 유리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총 20만 4천 321명으로 이중 14일 전당대회 당일 투표권을 행사하는 전대 대의원은 9천351명이다. 전당대회 직전인 13일 전국 251개 시군구 투표소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당원 선거인단은 19만9천 906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전당대회 대의원의 투표율이 높은 반면, 당원 선거인단의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포스트 이회창을 잇는 당권주자를 뽑았던 2003년 6.26 전당대회는 57%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대선을 앞에 둔 2012년 5.15 전당대회는 대선지원체제로 다소 맥 풀린 분위기에다 평일인 관계로 14%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가 서청원-김무성 양강 구도로 압축되면서 흥행이 관심을 끌고 있어 투표율이 40~50%를 넘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선거인단의 구성비율에 주목한다. 경선 후보를 내놓지 않은 TK 지역이 선거인단의 17.8%를 차지한 점과, 50대 이상의 고령선거인단이 61.4%를 점유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들의 투표율이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권의 향배는 결국 TK와 50대 이상의 공략에 달려있는 셈이 된다.
물론 일반국민 여론조사도 30%를 반영하는 만큼, 투표율이 높을수록 비중도 정비례하게 되지만 여론조사 순위도 유동적이며, 무엇보다 여론조사에서 뒤지고도 선거인단 득표에서 역전극을 펼친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0년 전당대회에서는 여론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던 안상수(현 창원시장)후보가 당권을 잡았으며, 2008년 전대에서는 여론조사 1위의 정몽준 후보가 박희태 후보에게 밀려 당권을 차지하지 못했고, 2006년 전대에서는 당시 여론조사 1위했던 이재오 후보가 3위의 강재섭 후보에게 패해 당 대표자리를 내줬다.
물론 선거인단 투표율이 50%로 20만4천321표(1인2표)를 차지할 경우 여론조사가 선거인단 합산비율로 환산하면 8만7천570표에 해당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는 등, 여론조사의 결정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그럼에도 여론조사의 흐름 상, 후보간 양강 구도가 압축될수록 격차는 더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응집력이 높은 TK와 50대 이상의 선거인단 표심이 당권 향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이 경우, 다른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조직과의 스킨십이 강하고 권역별로도 공략 접점이 많은 서 후보가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조심스런 해석이다. 김무성 후보의 경우,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를 넘나들며 앞서가고 있지만, 가덕도 신공항 문제라는 악재로 인해 TK 지역의 견고한 표심 공략이 쉽지 않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라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