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철 조각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전시가 경기 파주시 헤이리마을길에 위치한 리앤박갤러리에서 열린다.
강성훈, 김병진, 박찬걸, 소현우, 장세일 작가 등이 참여한 이번 전시 ‘Steel Holic’은 철 조각 분야에서 활동해온 작가들이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통해 스틸 아트의 풍부한 예술적 가능성을 선보인다.
특히 참여 작가들은 갤러리 내부에서의 전시뿐만 아니라 갤러리 옥상의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작품을 설치하거나, 창문을 통해 보이는 나무와 꽃을 배경으로 조형물을 배치하는 등 작품이 놓이는 공간도 적극적으로 작품의 영역에 끌어들이는 시도를 했다.
이번 전시에서 강성훈 작가는 가는 구리선으로 완성한 동물 모형의 입체 작업에 빛을 이용해서 동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김병진 작가는 ‘LOVE’ 연작으로 차갑고 무거운 철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표현했다.
박찬걸 작가는 갤러리 야외 옥상에 ‘페르세포네의 납치’에 관한 신화를 재현한 작품을 설치했다. 납치당하는 여인의 강렬한 몸부림을 표현한 작품이 파란 하늘을 배경하면서 작품의 스틸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늘도 작품의 일부가 되는 듯하다.
또한 소현우 작가는 작고 얇은 스테인레스 스틸 판을 용접해 기우는 ‘스틸 퀼트’ 작업을 통해 동화 속에 내재한 행복, 사랑 등을 냉소적인 블랙 코미디로 변화시키고, 장세인 작가는 빌딩이나 자동자의 형태를 독특하게 재해석해 토끼, 닭 등으로 변모시켜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 ‘Steel Holic’에서는 스테인레스 스틸을 재료로 노동집약적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판에 박힌 인식과 해석의 틀을 벗어나 스틸 아트의 영역을 다양하게 확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시는 리앤박갤러리에서 7월 12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린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