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4.07.08 10:16:49
이번 회동시점이 그 성격과 시기로 볼 때 박근혜정부 2기 내각 장관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슈퍼 위크’라는 점과 그리고 여야가 사활을 걸고 있는 7·30 재보선을 앞두고 있는 미묘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함의가 각별해 보이며, 그 파장도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 총리 후보자의 연쇄낙마 등 인사파동으로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일부에서는 40%대 이하로 하락하면서 국정동력이 상당부분 떨어진 가운데 이뤄지는 회동이라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런 미묘한 정치 환경 탓에 선뜻 회동자리를 마련하기 쉽지 않았을 수도 있어 보이지만 마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여서 정상회담 설명을 겸해 자연스럽게 정국현안을 논의하는 테이블을 만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후 국정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박 대통령은 더 이상 고위직 인선 논란이 국정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여야 원내지도부에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의 협조와 제도개선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말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총리 후보자의 국정수행 능력이나 종합적인 자질보다는 신상털기식, 여론재판식 비판이 반복돼 많은 분들이 고사하거나 가족 반대로 무산됐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국회가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방안을 찾아줄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회동을 통해 야당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꾸준히 지적돼 온 ‘불통’ 이미지를 불식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를 계기로 총리후보자 연쇄낙마 등으로 인한 지지율 급락 국면을 벗어나 반전 모멘텀을 찾음으로써 세월호 참사 이후 사실상 멈춰버린 국정의 동력을 회복하는 발걸음을 서두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박대통령과 여야지도부의 청와대회동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앞으로 같은 형태의 회동이 정례화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다소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이번 회동이 주요 정치이벤트 속에서 성사된 만큼 이번 회동에서 인사실패와 소통부족 등을 거론하며 박 대통령을 압박하면서도 야당이 국회에서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야당 지도부들은 총리 후보자 연쇄 낙마나 정홍원 총리 유임 등 일련의 인사문제에 대한 당 내부의 비판적 의견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한편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후보자의 문제점을 부각하면서 야당의 존재감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느끼는 박근혜정부 2기 내각 인사 및 인사청문회에 대한 의견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번 회동이 대통령과 현안을 논의하는 첫 자리인 만큼 자칫 ‘국정 발목잡기’라는 인상을 줄 경우 역풍도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위는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국회가 너무나 청와대와 (접촉) 기회가 없어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인다”면서 “우리도 소통의 기회를 많이 가져서 허심탄회하게 국정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되기를 소망하고 저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큰 틀에서 그런 제안과 문제에 전향적 입장을 갖고 계셔서 실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면서 회동 안건과 관련해서는 “의제가 정해지기보다 국정 전반에 걸친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