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질의에서 “세월호 침몰 당시 설치된 구명뗏목(구명정) 44개중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작동불능 상태였고, 이로 인해 검사를 담당한 한국해양안전설비의 부실검사가 드러났다”면서 해당업체가 우수사업장으로 선정된 과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신 의원은 “해수부가 해양안전설비의 부실검사를 미리 적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지도점검을 부실하게 진행해 문제점을 밝히지 못했다”며 “해수부는 지난해 11월 구명뗏목 우수사업장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하고도 부실검사 문제를 적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윤재옥 의원은 “세월호는 처음에 증설 허가부터 잘못됐다”면서 “증설 허가를 받으려면 새롭게 면허 신청을 하면서 운송수입률이 25% 이상이어야 하는데, 해수부 담당 공무원이 뇌물을 받고 기준을 충족하지도 않는 세월호에 운송허가를 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같은 당 김명연 의원은 한국해운조합의 보고자료에서 세월호 과적 내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과적 때문에 사고가 났는데 운항 관리자가 허위 보고한 것을 국회까지 와서 그대로 보고하느냐”며 “직무대행도 (구속된 이사장과 함께) 같이 들어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부좌현 의원은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사고신고를 받고도 진도VTS와 교신 하기는 커녕 상황전파를 방기했다”면서 “제주해경에 상황전파 시에는 상황의 심각성을 전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은 세월호 항적도 복원 과정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저장기록 시스템 고장으로 10일 뒤에 항적도가 나와 세월호 급변침에 대한 오해를 불러왔다”면서 “제가 보기에는 사고 이후에 변침이 발생했고, 급속한 변침에 의한 사고라고 하기에는 아무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 측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해수부 장관은 정부 해양사고 위기 대응 매뉴얼을 보면 수습본부장이고, 수습을 얼마나 잘했느냐는 관점에서 진퇴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다른 공직자에 비해 진정성을 보여준 면을 평가할 수 있으나 그게 사고 수습에 있어 불미스러운 점을 덮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야 의원들은 회의 초반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보고 여부를 놓고 막말 승강이를 주고받았다.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이 “앞으로 재발방지 대책은 꼭 들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서면으로 대체해달라”고 요청하자,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야당의원이 그리 잘났느냐.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라고 언성을 높인 게 발단이었다.
이에 우원식 의원은 “의원끼리 말을 함부로 하면 국회가 제대로 운영되겠느냐”며 심재철 위원장의 경고를 요청했고, 김현미 의원은 “말 같은 말이라니 그게 여당의 자세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여기 있는 정치인들이 뭐 그리 잘났느냐. 잘못된 죄인의 심정으로 국조를 해야 한다”면서 “실명을 함부로 거론하는 그런 버릇 좀 고치시라”고 우 의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한편 국정조사를 참관 중인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 중인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와 관련해 전날의 조사에 대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내고 기관장들과 국조특위 위원들이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입 보고서에서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표면공급식 잠수’를 모른다고 답했고, 대응 과정에서의 혼선이 해경 때문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는 등 무능력하고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면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향해서도 “이취임식을 이유로 조퇴했는데, 국방부가 이번 국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대책위는 특위 위원들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오래 자리를 비웠고, 이재영 의원은 보고 기관의 책임소재와 무관한 얘기로 시간을 보냈다. 더구나 세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유가족이 지지부진한 국정조사에 분통을 터뜨리자 ‘경비는 뭐하느냐’며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책위는 심재철 특위 위원장을 향해서도 “지상파로 생방송이 가능하도록 취재요청을 해달라는 요구에 ‘위원장의 소관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며 “무책임한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심 위원장은 해명 자료를 내고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중계를 요청해 달라’고 했는데, 이를 ‘언론중재를 요청해 달라’는 것으로 잘못 들어 소관이 아니라고 한 것”이라며 “이후 정 의원이 ‘중재가 아닌 중계’라고 정정해줬으며, 이를 듣고 ‘간사 협의를 통해 언론에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오늘 방송사에 중계 요청을 했다”고 설명하면서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진도 현장을 줄곧 지켜온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텁수룩한 수염에 양복만 갖춰 입고 국회 보고대에 처음으로 올라 한 문장을 채 마치기도 전에 희생자들을 언급하며 목이 메어 울먹였고 말을 채 잇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현직 국회의원이기도 한 이 장관은 일사말을 통해 “이 자리를 빌려 이번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생존하신 분들과 피해자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조속히 쾌유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 장관은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해수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이번 사고의 피해자와 그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면서 “이번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각종 개선책을 마련하는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