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단독]롯데카드-롯데시네마, 무용지물 ‘시네마 포인트’ 논란

구렁이 담넘듯 ‘포인트 제도’ 없앤 뒤 서로 ‘나몰라라’

  •  

cnbnews 도기천기자 |  2014.06.24 17:06:09

▲서울 중구 소월로 소재 롯데카드 본사.(CNB포토뱅크)

롯데카드가 롯데시네마와 손잡고 내놓은 ‘롯데시네마카드’(이하 시네마카드)의 영화 관람용 포인트 적립이 올해 초부터 중단되면서 기존에 적립된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히게 돼 소비자 불만이 일고 있는 사실을 CNB가 단독 취재했다.


더구나 롯데 측이 현행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의무 고지’를 피해간 것으로 확인돼 상당수 회원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CNB=도기천 기자) 


롯데, 시네마카드로 ‘영화 포인트 결재’ 유혹
롯데시네마, 시네마포인트 철폐 후 ‘나몰라라’
롯데카드 “제휴사 포인트 카드사와 무관” 발뺌
남은 포인트 자동 소멸… 눈 뜨고 코 베인 격


롯데카드는 지난 2012년경 롯데 계열사인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관람할 경우, 결재비용에 따라 1000~2000점씩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시네마 카드를 발급해 좋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포인트가 8000점이 될 경우, 포인트 결재를 통해 평일 영화 관람이 무료(성인 1명, 일반관 기준)로 가능하다. 영화 한 편을 이 카드로 결재하면 포인트가 1000점 적립되며, 적립된 포인트가 8000점이 되면 영화 한 편을 무료로 볼 수 있게 되는 식이다.  


포인트 점수가 높아지면, 높아진 포인트에 추가로 할인이 적용된다. 1만4000점이 되면 성인 2명이 무료관람 할 수 있다. 2만점이 되면 성인 3명, 3만점이 되면 성인 5명의 영화관람이 가능하다.


영화 관람료가 성인 1명 당 8000원(평일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포인트가 쌓일수록 추가 할인 혜택이 커지는 구조다. 롯데시네마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예매 때도 동일한 혜택이 적용됐다.


롯데카드의 ‘사용실적 포인트’도 추가로 적립됐다. ‘시네마 포인트’ 외에도 사용금액 대비 1%씩 롯데포인트가 쌓였다. 시네마카드로 영화 한 편(8000원)을 예매할 경우, 1000점의 시네마포인트와 80점(1%)의 롯데포인트가 동시에 적립된 것.


영화관람 활용은 물론 포인트 규모에 따른 추가 할인에다 롯데포인트까지 더해져 ‘1석 3조’효과를 누릴 수 있어 20~30대 직장인들에게 꽤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지난 1월 5일부터 폐지됐다. 카드사들이 경영난에 처하면서 지난해부터 은근슬쩍 부가서비스를 줄이거나 폐지하는 분위기가 이어져온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가 시네마포인트 적립을 폐지하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우리카드는 ‘NEW우리V카드’ 사용자에게 주던 ‘적정금액 이상 결제 시 3000원 영화할인 서비스’를 폐지했다. 신한카드의 ’CJ ONE‘과 ’THE CJ카드‘는 제휴사 사정으로 씨푸드오션에서의 할인과 적립 혜택을 폐지했다. SKT사용자의 통신 요금을 할인해주던 하나SK카드도 지난 2월부터 할인 조건인 전월실적 기준은 높이고 할인한도는 축소했다.


카드사들이 치열한 고객 유치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포인트 적립·할인 등이 ‘역마진’으로 작용한데 따른 조치다. 


대부분 카드사들의 경우, 부가서비스가 줄어들어도 기존 포인트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적립된 포인트는 제휴업체에서 ‘포인트 결재’를 통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다른 결재수단과 병행 결재도 가능하다. 부가서비스 자체가 축소될 뿐 포인트가 소멸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롯데시네마카드 회원 K씨의 시네마포인트 내역(왼쪽). 1400점을 보유했지만 포인트제도가 지난 1월5일 폐지돼 더 이상 추가적립을 할 수 없다. 또한 1400점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전혀 없다. 최소 2000점이 돼야 콤보(팝콘+음료) 할인을 받을 수 있고, 8000점이 돼야 영화 한편을 무료(포인트결재)로 관람할 수 있다. 더구나 이 포인트는 내년 5월2일 소멸될 예정이다. (롯데시네마 홈페이지 캡쳐)


전환·활용 다 막힌 채 ‘자동 소멸’   


하지만 시네마카드의 경우, 통상적인 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축소와는 경우가 다르다.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주체가 카드사가 아닌 ‘롯데시네마’이기 때문이다.


롯데카드 측이 적립해준 포인트가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가 중단되자 ‘시네마 포인트’를 사용할 길이 막혔다.


영화 한 편을 결재하기 위해서는 8000점이 필요한데, 7000점을 갖고 있는 고객은 시네마 포인트 제도가 없어져 추가 적립이 안되기 때문에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8000점을 넘었더라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가령 1만3000점을 보유한 경우, 영화 한 편을 8000점에 결재하고 나면 5000점이 남는다. 하지만 이 5000점은 추가적립이 되지 않아 쓸모가 없게 된다.


8000점 미만의 포인트는 롯데시네마에서 팝콘 등을 구매할 때 할인혜택이 주어지지만 이마저도 2000점 이상의 보유자일 경우만 해당되며, 본연의 목적인 영화관람과는 거리가 멀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구나 남은 포인트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 롯데시네마 측의 공지에 따르면, 시네마포인트의 유효기간은 적립일로부터 차차 년도 5월 2일까지다. 이 기간 중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해당일 이후에는 자동 소멸된다.


2012년도에 시네마카드를 만들어 적립한 포인트는 올해 5월2일 소멸됐다는 얘기다. 2013년도에 적립한 포인트는 내년 5월2일 소멸된다. ‘눈 뻔히 뜬 채’ 포인트를 날렸거나, 조만간  날아갈 판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23일 CNB와의 통화에서 “(시네마포인트 제도가 폐지돼) 추가적립이 안되므로 8000점 미만의 포인트는 영화관람에 활용할 방법이 없다”며 “매우 죄송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이번 사안의 경우, 상당수 고객들이 자신의 시네마포인트가 무용지물이 된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에 관련 사실을 제보한 A씨(44)의 경우, 지난 2013년 마포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영화관을 찾았다가 안내직원의 권유로 ‘롯데시네마 멤버쉽 카드’를 만들었다. 이후 4~5번 영화관을 찾아 멤버쉽 카드로 결재했고 6000점 가량의 포인트가 쌓였다.


하지만 올해 초 시네마포인트 적립제도가 폐지되면서 이 포인트는 영화관람에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카드사로부터 이런 사항을 고지 받지 못했던 A씨는 영화관을 찾았다가 비로소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롯데카드 측에 항의했지만 “‘시네마포인트’는 카드사 소관이 아니”라는 얘기만 들을 수 있었다. 


롯데카드 ‘고지 의무’ 없다?
 

롯데카드 측이 이처럼 당당할 수 있었던 건 현행 카드사 관리규정을 교묘히 비켜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제25조에 따르면 카드사가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경우 6개월 이전부터 매월 회원에게 축소예정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홈페이지, 대금청구서, 우편서신, 이메일 중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알리도록 돼 있다.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는 고객이 부가서비스 변경내용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변경 전·후로 구분해 게재해야 한다. 통상 대부분 카드사들은 결재금액 통지서를 보낼 때 부가서비스 축소·변경 사항을 함께 동봉하고 있다.

 

▲롯데카드사에서 발급한 ‘롯데시네마 카드’. 롯데시네마에서 영화관람시 영화 한편 당 1000점의 포인트가 적립돼 8000점이 되면 영화 한편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 1월 5일부터 폐지됐는데, 기존 적립된 포인트가 롯데포인트로 전환되지 않은 채 자동 소멸돼 논란을 빚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롯데카드가 부가서비스를 축소한 게 아니라 ‘롯데시네마’가 포인트 혜택을 철폐했기 때문에 카드사가 공지할 의무가 없다는 것. 한마디로 가맹점 사정에 따른 것으로 카드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시네마 측에서 시네마포인트 제도가 없어진 것을 공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휴사가 제공한 포인트는 카드사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며, 제휴사 포인트(시네마포인트)를 롯데포인트로 전환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포인트는 롯데그룹 제휴사 어디에서나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네마포인트는 가맹점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해 준 것이라 롯데 제휴사들과 연동이 안된다는 것.


이런 행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롯데카드가 계열사인 롯데시네마를 통해 카드를 만들면서 유인책으로 시네마포인트를 부여했으므로 이번 사안에 대한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 게 소비자들의 목소리다.


롯데카드 회원 오모씨(42·여)는 “카드사들이 자체 사정에 따라 서비스를 늘렸다 줄였다 할 수는 있지만, 카드를 만들 당시에는 롯데에서 (시네마) 포인트 혜택을 주는 것처럼 홍보해놓고 혜택을 철회할 때는 나몰라라 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제휴사가 포인트제도를 없앤 것을 카드사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번 경우는 제휴사와 카드사 간의 관계 이전에 롯데 계열사(롯데카드. 롯데시네마)들끼리 손잡고 카드를 발급했다가 문제가 생긴 이례적인 경우라 롯데카드도 비난을 면키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가 자체 제공하는 포인트와 제휴사가 제공하는 포인트가 혼재돼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카드사들이 제휴사의 서비스 변경사항에 대해서도 의무고지토록 관련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도기천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