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오는 7월 30일 ‘미니총선’격으로 치러질 예정인 재보선에서 개혁공천에 무게를 두되 일부 열세 지역에서 거물급 인사를 ‘구원투수’로 배치하는 조합론으로 승부를 걸 태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의 이 같은 방침은 최근 당 중진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는 ‘묻지마’식 중진차출론과는 분명히 선을 긋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어 상당수 중진들이 출격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세력간 충돌로 비화할 소지가 적지 않아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참신하고 새로운 사람을 원하면서도 선거는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하면 개혁성과 선거 승리를 함께 가져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참신성과 당선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신진과 중진을 혼합 배치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손학규 정동영 고문 등 당내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를 시사했으며, 외부인사 영입 부분에 대해서는 “영입이야 항상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 하기도했다.
그리고 안 대표는 재보선 공천과 관련해 ‘중진들은 선당후사(先黨後私) 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분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당에서 개혁성과 승리 가능성을 고려해 안을 만들면 받아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 대표는 ‘손학규 고문이 광주 전략공천 문제로 불만을 표했는데, 이후 통화는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6·15행사 때 짧게 인사를 나누기는 했다”며 “당 대표도 하셨던 분이고 내가 뭐라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당의 한 핵심인사는 이날 일부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개혁성과 혁신에 부합하는, 참신성 있는 신인 위주로 발탁한다는 게 큰 원칙이지다 선거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당선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른바 ‘중진차출론’과 관련해 “중진들이 나오게 된다면 ‘선발투수’가 아닌 당이 필요로 하는 어려운 곳에 ‘구원투수’ 개념으로 배치될 것”이라고 전해 안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앞서 김한길 공동대표도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호개방’을 강조한 바 있으며, 소위 ‘마당발’로 통하는 3선의 유인태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기용한 것을 두고도 새 피 수혈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출마가 예상돼 ‘상징성’이 커진 전남 순천·곡성을 비롯한 선거구가 4곳이나 되는 호남에서 공천개혁에 성공하느냐 여부가 향후 당 쇄신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호남에서 개혁공천을 최대한 부각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호남을 포함, 일부 지역에서는 전략공천 대신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서울 동작갑의 전병헌 전 원내대표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중진들이 지역구를 옮겨가면서까지 출마하는 것은 명분과 대의에 맞지 않는다”며 ‘혁신공천’을 위한 경선을 거듭 주장했다.
손 고문측 일부 그룹에서는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의 지역구였던 수원 영통 출마설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 지도부 쪽에서는 출마시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인의 지역구로 야당의 열세 지역인 수원 팔달에 출격, 경기 재보선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류가 적지 않다.
손 고문은 전날 당내 손학규계 전·현직 의원 10여명과 만찬을 한 자리에서 출마 요구가 잇따르자 “분당 등 그동안 어려운 곳을 피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당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