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현대인의 슬픈 눈망울이 보인다. 마음 둘 곳 업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간의 답답함이 보인다. 현실은 냉혹하다. 시골 처녀가 번화가 도회지에서 정착하는 게 쉽지 않다.
‘불안’이 잠재된 우리의 삶을 투영한 작품 중 하나가 ‘푸핑(어문학사 간)’이다. 중국의 인기 소설이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중국 상하이가 무대다. 마천루의 첨단건물이 들어선 상하이 한편에는 전 근대의 삶이 진행되기도 한다.
작가 왕안이는 중국에서 권위 있는 마오둔문학상 수상작가다. ‘장한가’로 잘 알려진 그는 상하이 도시 문화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푸핑에서 도시의 어두움을 그렸다. 문화대혁명 직전인 1964년과 1965년 상하이에 온 처녀 푸핑과 주변 이야기를 통해 방황하는 서민들의 내면을 묘사하고 있다.
번역은 중국 현대문학 권위자인 김은희 전북대 교수가 했다. 역자는 인간적이고, 통속적이고, 본질적인 삶에 대해 고민한 작가의 생각을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잘 풀어내고 있다. △지은이 왕안이 △번역 김은희 △펴낸곳 어문학사 △384쪽 △정가 1만6000원
<이상주 북 칼럼니스트 (letter333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