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g&Lee, ‘투명한 스터디를 위한 스케치’, 2014. (제공=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6월 3일부터 8월 3일까지 SeMA BLUE 2014 ‘오작동 라이브러리(Malfunction Library)’ 전시가 개최된다. SeMA BLUE는 한국 미술계의 각 세대를 조명하기 위해 2012년부터 격년제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진행하는 SeMA 삼색전 중 30, 40대 청년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이다.
2회를 맞는 SeMA BLUE의 올해 전시는 비약적으로 발달한 정보화 기술로 인해 정보와 지식에의 접근은 용이해졌지만 오히려 올바른 선택이 어려워진 현 시대 지식정보사회의 다양한 현상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9명(팀)의 작가들은 모두 전통적인 의미의 지식 생산자는 아니지만, 이미 과포화 상태인 지식 정보들을 수집, 가공, 재배열함으로써 잠재적으로 가능성을 지닌 정보나 대안적인 시각의 지식을 스스로 생산하고자 한다.
‘오작동 라이브러리’는 다양한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들의 창작활동이 생산한 언뜻 이상해 보이기도 하는 지식과 정보들이 축적된 공간을 말한다. 무한한 링크(link)로 연결된 오작동 라이브러리에서 관객들은 링크들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오류를 발견하거나 기존에 알던 것을 수정해 나가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는 주체적으로 정보를 재배열하고 재맥락화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이 참여작가들과 같이 ‘주체적인 사유자’ 또는 ‘대안적 지식 생산자’로서 새롭게 지식을 생성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전시의 목적은 중학생들로 구성된 ‘오작동 스터디 그룹’이 전시 준비 과정을 함께 하면서 스스로 체득하고 이해한 내용을 전시장 내 작품 해설과 오디오 가이드로 활용하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번 전시는 현재 우리가 놓인 지식정보사회의 환경을 돌아보고, 오작동을 두려워하지 않는 호기심과 거침없는 개입을 통해 주체적으로 사유하는 것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