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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기억하고 내가 상상한, 서로 다른 고향집

갤러리 스케이프에서 7월 6일까지 장유정 개인전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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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창현기자 |  2014.06.03 15:35:09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riginal Soundtrack)’, 피그먼트 프린트에 아크릴릭, 127×205cm, 2014. (제공=갤러리 스케이프)

“처음 방문한 어머니의 고향집 ‘기와집’은 말로만 듣고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반대로 낡고 작았으며 초라했다. 어머니의 미화된 추억과 나의 상상이 뒤섞여 탄생한 이미지는 세상에 존재한 적 없는 시공간을 담고 있다.”

장유정 작가는 어머니로부터 수없이 들었던 기와집을 직접 볼 기회를 갖게 되었고, 기대했던 모습과 실제의 간극에 놀랐다고 고백했다. 어머니에게 지난날 고향의 기와집에 대해 들으며 상상했던 모습은 현실의 기와집과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현실 속 이미지와 시각적 환영의 경계를 사진으로 다뤄온 장유정 작가의 개인전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riginal Soundtrack)’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갤러리 스케이프에서 7월 6일까지 열린다.

유년시절부터 수없이 들었던 어머니 고향의 기와집을 작가가 근 30년 만에 처음 방문하면서 시작된 이번 전시에는 어머니의 기억 속 기와집과 작가가 상상한 기와집, 그리고 현실 속의 실제 기와집이 하나의 사진 안에 동거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 암시하듯, 이번 작품들은 영화음악의 분위기와 효과음에 반응하여 상상하게 되는 장면들과도 같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기묘하게 중첩된 작품들에서 작가는 사진 위에 슬며시 붓질을 더하거나 액자의 유리 표면을 직접 갈아 뿌옇게 만드는 등 회화, 조각, 사진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조형적 시도를 실험한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 기억과 실재, 어머니와 작가 등 고향의 기와집으로부터 상이하게 갈라진 시공간은 다시 지금 여기의 현실을 반추하고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인공조명을 투과해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반투명 사진들은 현재 신축중인 작가의 작업실을 경험하는 것처럼 새로운 시공간을 구축하는 시도로 보인다.

이번 전시는 이렇듯 현실에 대한 기억과 비현실적 상상을 서로 매개해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공간 사이에서 성찰하는 삶의 풍경을 차분히 관조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CNB=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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