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선언자들이 ‘고리 NO’가 쓰여진 부채를 펼쳐보이며 고리1호기 즉각 폐쇄를 외치고 있다.
“고리 1호기는 즉각 폐쇄해야 합니다.”
6월 2일 오후 1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56인의 각 계 인사는 기자회견를 갖고 ‘고리 1호기’ 노후 원전 폐쇄를 요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고리 원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핵발전소로, 1978년 가동을 시작해 2007년 30년의 설계수명을 넘기고 수명을 연장해 37년째 가동 중에 있다. 고리 1호기 반경 30km 안에는 부산과 울산 도심을 비롯해 현재 340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다.
이번 선언에는 강대인(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강우일(제주천주교교구청 주교), 고은(시인), 김신일(서울대 교육학 교수), 김영주(한국기독교협의회 목사),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도법(승려), 법륜(승려), 송호근(서울대 사회학 교수), 승효상(이로재 대표), 안경환(서울대 법학 교수), 유홍준(명지대 미술사 교수), 임현진(서울대 사회학 교수), 장회익(서울대 물리학 교수), 지영선(환경운동연합 대표), 차경애(대한YMCA연합회 회장), 최열(환경재단 대표), 황석영(소설가) 등 사회 각계의 유명 원로인사 56인이 참여했다.
선언자 56인의 한 사람인 장회익 서울대 교수는 “이런 기자회견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참담한 마음이다. 아무리 많은 눈물을 흘린다 한들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반성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리 1호기의 폐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반성”이라며 이번 기자회견의 취지와 목적을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우리들은 시민의 자리에서, 좀더 안전한, 생명과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최선의 힘을 모으고자 한다”며 “그 중에는 당연히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일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세월호와 함께, 우리 사회의 실상, 즉 사람이나 생명보다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탐욕의 현실이 드러났다고 진단한 이들은 ‘참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좀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가장 긴급하고 심각한 과제로 노후 핵발전소 고리 1호기의 폐쇄를 요구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고리 1호기는 가장 많은 고장과 사고를 낸 낡고 위험한 핵발전소이다. 130여 번의 크고 작은 사고, 고장이 일어났다. 핵발전소를 둘러싼 납품비리, 부품위조, 수명연장, 원전마피아의 유착 등에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본다”며 고리 1호기 즉각 폐쇄를 촉구했다.
56인의 선언자들은 오는 6월 9일 예정된 ‘생명안전 시민회의’의 운영위원회를 통해 고리 1호기 폐쇄에 대해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며,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한중일 아시아 공동체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협력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자회견 후 선언문 전문과 참여 인사의 서명은 민원실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되었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