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 안창모 교수, 매스스터디스 이지회 큐레이터, 조민석 커미셔너,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사진 왼쪽부터).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전쟁 후 지난 60여 년간 남북한 건축 분야의 교류는 사실상 전무했다. 한반도 분단체제 속에서 전쟁의 상처와 이념적 갈등은 다른 분야와 같이 건축에서도 남북한의 단절을 견고히 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2014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이하 건축전)의 한국관 전시는 주목할 만하다. 한국관은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을 주제로 남북한 건축을 다양한 관점에서 방대한 자료를 통해 비교, 전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5월 19일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스페이스 필룩스에서 열린 2014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 기자간담회에서는 조민석 커미셔너(매스스터디스 대표)와 큐레이터인 배형민(서울시립대 교수), 안창모(경기대학교 교수)가 참여해 이번 한국관 전시의 방향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관의 전시 주제는 건축전 총감독인 렘 콜하스(Rem Koolhaas)가 제안한 ‘근대성의 흡수: 1914-2014(Absorbing Modernity: 1914-2014)’라는 국가관의 전체 주제에 부응해서 ‘한반도 오감도’라는 주제로 남북한 건축을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인다.
▲이상, ‘오감도 시제 4호’, 1934; 타이포그라피: 슬기와 민, 2014. (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조민석 커미셔너는 이번 한국관의 전시 주제에 대해 “식민지 시대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이상(1910~1937)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얻었다. 보편성과 전체성을 전제로 한 건축의 조감도의 시각과 대비되는 오감도의 시각은 분단체제의 건축이 일원적인 시각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다양한 국내외의 건축가, 시인과 문인, 화가, 사진가와 영화감독, 큐레이터와 수집가들의 작업을 모았다. 그러면서 유명 건축가 중심의 전시가 아니라 남북 건축을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개념과 주제로 작품들과 다양한 자료들을 분류해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시는 ‘한반도 오감도’라는 큰 주제 아래 한반도의 건축적 현상들을 ‘삶의 재건(Reconstructing Life)’, ‘모뉴멘트(Monumental State)’, ‘경계(Borders)’, ‘유토피안 투어(Utopian Tours)’의 소주제로 세분화했다.
한편 6월 7일부터 11월 23일까지 개최하는 2014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은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렘 콜하스가 총감독을 맡았다. 국가관 전시 외에 아르세날레 등에서 열리는 본전시는 ‘건축의 요소(Elements of Architecture)’를 주제로 해서 문, 천장, 창문, 화장실, 계단 등 건축의 기본적인 요소를 하나씩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크리스 마커, ‘김일성 광장을 달리는 소녀’, “한국인들, 무제 #16”, 1957. 뉴욕 피터 블룸 갤러리 제공.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