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인가요’, 5.13~6.22,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 프로젝트갤러리.
현대미술의 거장 백남준이 음악가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최근의 사운드아트 역시 20C 미래주의 선언의 ‘소음예술’부터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과 직간접적인 영향 속에서 발전해왔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의 프로젝트갤러리에서 6월 22일까지 열리는 전시 ‘소음인가요’는 소리를 매개로 노이즈, 즉흥음악, 전자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뮤지션들이 참여한 사운드아트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보는 공간’을 ‘듣는 공간’으로 뒤바꾸는 방식을 통해 90년대 이후 등장한 뮤지션들을 매체기술(media technology)과 서브컬처(subculture)의 맥락에서 살피고자 한다.
한국에서 90년대 후반부터 권병준, 류한길, 진상태, 최준용, 트렌지스터헤드, 홍철기 등은 일반적으로 음악의 조건으로 간주하는 화음이나 화성이 아닌 특정한 기계나 매체가 만드는 소음으로 즉흥적인 연주를 했다.
이들 세대부터 최근 전자음악을 토대로 실험적인 활동과 유연한 협업 체계를 보여주고 있는 그레이, 다미라트, 루마한, 모임 별, 미묘, 민, 스클라벤탄츠, 시마킴, 오대리, 정세현, 최태현, 하임, 히치하이커 등 새로운 세대까지 참여 뮤지션들의 폭넓은 스펙트럼은 한국에서 사운드아트의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전시는 홈페이지나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 등 이들 뮤지션이 주로 창작물을 게시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창구를 직접 소개함으로써 미술관과 관람객 그리고 뮤지션의 간극을 좁히려 노력한다.
관객들은 전시기간 중 네 차례에 걸친 작가와의 대화 및 워크숍을 통해 점차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져가는 현대미술과 사운드아트에 대한 낯선 느낌을 조금씩 지워갈 수 있을 것이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