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의 놀림’, 캔버스에 수묵, 130x162cm, 1997. (제공=국립현대미술관)
수묵화가 남천 송수남(南天 宋秀南, 1938~2013)의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개최된다.
5월 13일부터 7월 27일가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남천 추모사업회와 유족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을 중심으로 기획한 기증작가특별전으로, 남천 송수남의 각 시대별 대표작 43점이 소개된다.
수묵이라는 화두로 일관한 송수남은 전통 산수화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바탕으로 수묵의 현대적 조형성을 탐구했던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반복되는 붓질 속의 질서와 리듬을 통해 화면 전면에 드러나는 긴장감과 기운은 그의 작품이 갖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남천의 작품세계는 한국 수묵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거침없는 실험과 변신의 과정이 뚜렷이 보여준다.
▲‘여름나무’, 한지에 수묵, 147x210cm, 2000. (제공=국립현대미술관)
1960년대 수묵의 번짐과 얼룩을 이용한 추상 작업을 시작으로 60년대 후반에는 발묵(發墨)의 방법과 이미지를 조합시켜 표현한 작가는 1970년대 초반 ‘한국 풍경’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입체감을 표현하는 섬세한 준법(皴法)과 강렬한 색채에 의한 관념적 산수를 그렸다.
1980년대 한국의 야산을 배경으로 수평구도의 산수화를 통해 자신의 독자적인 화풍을 정립하고, 이후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붓의 놀림’ 시리즈로 생동감 있는 독특한 풍경을 형성한다.
무엇보다도 그의 작품은 창작에 대한 의지와 자신의 삶을 일치시키고자 부단히 애썼던 열정과 그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그가 수묵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모색할 수 있었던 것은 동양의 예술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저한 훈련에서 비롯된 조형 능력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남천 송수남의 작업은 우리로 하여금 현대 수묵화의 진면목과 한국의 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것이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