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디지털 C-프린트, 67x100cm, 2014. (제공=옵시스 아트)
전시 ‘잔혹동화(Cruel Fairy Tale)’에서 스톤김이 선보이는 사진들은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는 평범한 사물들이나 소소한 일상의 흔적을 스냅사진처럼 찍은 것이다.
요즈음 이런 스냅사진은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사진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다. 개인 블로그나 SNS에 올라오는 수많은 사진들은 오늘날 사진 매체가 대중화를 넘어 일상화된 시대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사진 자체가 더 이상 흥미로운 볼거리도 아니고, 사진에 찍힌 대상 역시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스톤김의 사진은 묘한 매력으로 시선을 잡아끈다.
야광달이나 불타는 구름, 개나리는 물론이고 담배꽁초와 재로 덥혀있는 재떨이나 빨려고 담아둔 세탁물까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스톤김의 사진 속 대상들은 어느 것 하나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비현실적인 동화 속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는 식당에서나 거리,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눈에 띈 대상을 마음에 들 때까지 수차례 찍고 또 찍어 컴퓨터에 저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스냅사진이지만 어느 정도 구성된 사진이다. 작가가 사진에 담은 대상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고정된 정물이기에 가능했다.
일상의 시선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대상의 세세한 부분까지 충실하고 정확하게 재현한 사진은 현실을 과잉 재현하면서 오히려 꿈과 같은 비현실적인 감각을 만들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지난 몇 년간 일상의 사물을 기록한 수많은 사진 중에서 중앙대 김백균 교수가 16점을 가려 유기적으로 배치해 구성했다.
일상에서 손과 눈이 가는대로 찍어 마치 현실의 시각적 데이터와 같은 사진들은 이런 선별과 재배치 과정으로 새로운 일관성을 획득한다.
▲‘한여름 밤의 꿈’, 디지털 C-프린트, 100x67cm, 2014. (제공=옵시스 아트)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