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여는 윤순모 씨(58). (제공=샘표갤러리)
가수 양희은과 배우 양희경 자매의 어머니 윤순모(85) 씨가 지난 50여 년간 세 딸을 키우며 만들어온 퀼트, 가방, 가구 등의 생활용품과 패브릭 콜라주, 유화 등의 작품을 ‘홈아트’라는 이름으로 갤러리 공간에서 선보인다.
서울 대학로 샘표갤러리에서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열리는 ‘엄마의 꿈-양희은, 희경 자매 어머니 윤순모의 홈아트’전은 윤 씨의 두 딸인 양희은, 양희경 씨가 직접 기획했다.
양희은 씨는 어머니를 “손이 가만히 못 있고 무섭게 뭔가를 계속 만들어내는 분”이라고 말한다. 윤 씨는 세 딸들이 어렸을 때부터 옷, 가방, 침대덮개 등을 손바느질로 만들었다. 그냥 바느질만 한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그림을 그려 넣고 수예와 회화로 꾸며 옷 한 벌, 가방 하나도 예술작품 같이 제작했다.
특히 노래하는 딸 양희은을 위해 기타 연주를 할 때 쓰는 의자와 테이블, 무대 위에서 연주할 때 발을 올려놓는 발 받침대 등을 하나하나 그림을 그려서 손수 만들어 주었다.
이번 전시에는 보석함, 잡지꽂이나 책상 등 생활가구에 그림을 그린 포크아트, 하나하나 손바느질한 침대덮개 같은 퀼트 작품, 천을 기우는 패치워크 방식으로 만든 풍경화와 꽃그림, 뚱뚱한 딸들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패브릭 콜라주 ‘통통 발레리나(Chubby Ballerina)’ 시리즈 등 실용적인 생활용품과 독특한 방식의 회화 등이 다양하게 전시된다.
윤 씨는 결혼 전에는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홀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국제복장학원을 수료하고 자신의 의상실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화재로 가게를 모두 잃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뒤에는 양장점에서 디자이너로 일해야 했다.
▲엄마의 방, ‘엄마의 꿈-양희은, 희경 자매 어머니 윤순모의 홈아트’전. (제공=샘표갤러리)
하지만 윤 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슴 속에는 항상 예술가로서의 열정을 잃지 않았다. 유화를 배우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83세이던 2년 전부터 새롭게 유화 공부를 시작해 최근까지 유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평생 창작욕이 끊이지 않은 어머니의 예술가적 소질을 물려받은 큰 딸 양희은은 가수, 둘째 딸 양희경은 배우, 셋째 딸 양희정은 심리학자로 살고 있다.
여즘 여성들 사이에서 나이를 불문하고 ‘포크아트(folk art)’ 배우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 평범한 한 여성이 일궈낸 포크아트의 세계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5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열린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