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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플랜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가짜 주총·가짜 BW 논란

[심층취재] 신주인수권 놓고 2라운드…주주들 누구 손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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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4.05.02 11:40:57

▲누리플랜과 누리서울타워는 지난 3월 24일 각자 주주총회를 열고 서로 적법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최근 누리플랜의 손을 들어줬다. 경찰병력까지 동원된 당시 주주총회장 모습. (사진=도기천 기자)

경관조명 전문 코스닥상장사 누리플랜과 누리서울타워 간의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누리플랜의 2대주주이자 최대협력사인 누리서울타워는 누리플랜에 대한 적대적 M&A를 위해 임시주총을 열 예정이지만 법원이 이를 허가할 지 미지수다. 표 대결로 갈 경우 최대변수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인이 누구냐를 두고도 법리 공방이 치열하다. (CNB=도기천 기자)

누리서울타워, 누리플랜 상대 적대적 M&A ‘시동’ 
법원, 누리플랜 주총 ‘적법’ 누리서울타워 주총 ‘위법’
누리플랜 “신주인수권 확인서 가짜…효력 없다”

누리플랜과 누리서울타워 간의 갈등은 지난 3월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점에 달했다.

누리플랜은 이상우 회장(대주주) 주재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를 이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정헌덕 외 5명의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맞서 누리서울타워는 별도로 주주총회를 열어 특별결의를 통해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를 누리플랜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한편 신규 이사진과 감사를 장 대표 측근 인물들로 교체했다.

누리서울타워 측은 이같은 내용을 누리플랜 보다 한발 앞서 법원에 등기했다. 등기가 성립되면서 누리플랜 대표이사는 장씨로 바뀌었지만 ‘20일 천하’로 끝났다. 법원이 지난달 16일 누리플랜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장 대표를 비롯한 신임 이사·감사위원의 직무집행을 정지한 것이다.

CNB가 단독입수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민사1부 가처분 결정문에 따르면, 법원은 이 회장이 주도한 누리플랜의 주주총회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반면 장 대표 등이 주도한 누리서울타워의 주주총회 결의를 ‘상법상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누리서울타워의 주총과 관련 “상법 제542조에 의거, 상장회사가 이사 감사의 선임에 관한 사항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총회를 소집통지 또는 공고하는 경우, 이사 감사 후보자의 성명, 약력, 추천인, 후보자와 최대주주와의 관계 등을 공고하여야 하고, 주주총회에서 이사 또는 감사를 선임하려는 경우에는 위와 같이 통지하거나 공고한 후보자 중에서 선임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지난 3월 7일 누리플랜이 공시한 ‘제20기 정기주주총회 소집통지’에 따르면 이사 후보자는 정OO, 이규홍, 오OO, 김OO, 이OO(재선임)씨였다.

하지만 누리서울타워가 별도로 개최한 주총에서는 장 대표를 비롯, 전OO, 정OO, 김OO씨가 이사에 선임됐다. 또 공시에는 없는 안건인 ‘감사 선임의 건’이 상정돼 김OO씨가 감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법원은 미리 공고되지 않은 이사 후보자 및 감사 선임 건은 사실상 ‘원천무효’라고 밝힌 것이다.        

반면 법원은 누리플랜의 주주총회에 대해서는 “채권자(이 회장)가 의장으로 참석해 정OO, 이규홍, 오OO, 김OO를 이사로 선임한 결의는 적법한 주주총회결의로 판단된다”며 이규홍씨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정OO, 오OO, 김OO를 이사 직무대행자로 선임했다.

▲국회의사당 경관조명 시공업체로 유명한 ‘누리플랜’이 최근 극심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사진=누리플랜 홈페이지 캡쳐)

소액주주들 누구 손 들어줄까?

법원 판결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양측의 싸움은 임시주총이 소집될 경우, 다시 한번 일전(一戰)을 치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누리서울타워를 비롯한 일부주주들은 이사회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할 예정이며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법원에 주총 소집 승인을 낼 계획이다.

임시주총이 열릴 경우, 가장 큰 변수는 누리서울타워가 누리플랜 측에 행사한 84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이다. 워런트의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임시주총의 향배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서울타워는 지난달 15일 84억원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며 주금납입을 마무리했다.

워런트 행사로 누리서울타워의 누리플랜에 대한 보유주식은 기존 155,133주(3.37%)에서 1,207,937(21.01%)로 늘어난 상태다.

누리플랜 측은 이에 맞서 지난 7일 누리서울타워가 행사한 84억원의 신주인수권 중 74만여주(52억원어치)에 대해 ‘신주인수권(워런트) 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누리플랜 측은 “장병수씨가 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돼 있는 4월 15일 누리서울타워가 ‘누리플랜 대표이사 장병수’ 명의로 개설된 신한은행 계좌에 신주인수대금 84억원을 입금하고 김포등기소에 신주인수권 행사에 대한 증자등기신청을 했다”며 “다음날(4월16일) 법원이 장씨에 대해 직무집행정지를 결정했으며, 법원으로부터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이규홍 대표권한대행이 증자등기 철회를 신청했고, 철회신청이 받아들여졌으므로 신주인수권행사가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워런트 확인서 가짜” 경찰 고발

또 누리플랜 측은 누리서울타워가 제시한 워런트 관련 확인서도 ‘가짜’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23일 작성된 양측의 합의서에는 “11월 30일까지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이 회장 측에 다시 양도된다”고 명시돼 있다. 누리서울타워 측은 이날까지 워런트를 행사하지 않았다. 합의서 대로라면 워런트는 다시 이 회장에게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누리서울타워 측은 지난해 8월 5일자로 작성된 이 회장 측과 누리서울타워 간의 확인서를 근거로 당시 워런트를 행사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확인서에 따르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감사보고서상 나타나지 않은 배임·횡령 등을 회사에 알리지 않아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지분 인수가격 및 워런트 행사시기를 양측이 다시 협의할 수 있도록 명시돼 했다. 이 회장은 최근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누리서울타워 측은 “워런트 만료 시점을 앞둔 지난해 11월 이상우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BW(신주인수권)를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누리플랜 측은 확인서 자체가 ‘가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장 명의로 작성된 확인서가 아니라 장병수 대표와 결탁한 이일재 공동대표이사가 개인 자격으로 작성한 것으로 이 회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확인서에는 이 회장의 직인이 없고 이일재 대표의 서명만 있었다. 누리플랜 측은 이 대표와 장 대표를 공정증서원본불실기(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누리플랜 관계자는 “허위 주총을 열어 법원 판결로 직무정지 된 장 대표 등이 주도하는 임시주총 소집요구를 법원이 허가할 가능성은 낮다”며 “장 대표 측이 행사한 신주인수권의 근거가 된 확인서도 이사 한 명이 서명한 것으로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누리플랜과 누리서울타워가 한 치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와중에 YTN으로부터 따낸 N서울타워 사업 등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규홍 누리플랜 대표 직무대행은 “23년간 경관조명사업 한 길을 걸어온 누리플랜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전 임직원이 온 힘을 다해 이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 시키겠다”고 밝혔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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