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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엑스포공원서 한-터 대표 사진작가展

육명심, 김중만, 아라귈레르 등 양국 사진계 전설 13인 참여...내달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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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락현기자 |  2014.04.23 19:42:17

▲육명심 선생의 작품 백민을 감상하는 관람객.(사진/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 제공)

지금보다 더 투명하고 빛났을 1천여 년 전 신라 남산의 하늘, 살아 움직이는 듯 신비로운 한국의 산하, 경복궁과 눈 내린 첨성대, 고요히 카메라를 응시하는 탈을 쓴 춤꾼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옆으로 강렬한 보스포루스 해협의 석양, 고대 동로마인지 현재 터키인지 간극을 알아차릴 수 없는 아야 소피아와 에페소스 유적, 검은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들의 외침은 실크로드의 동서 양끝 나라를 절묘하게 이어준다.


지난해 열린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계기로 한국과 터키의 문화교류에 물꼬가 트였다.


한국-터키 간 첫 번째 사진교류인 ‘한국-터키 대표작가 사진전 : 블루밍 실크로드(Blooming Silk Road)’가 다음달 7일까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문화센터에서 열린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마련한 이 전시는 양국 사진계를 이끄는 작가 13인이 참여했다.


강운구, 김중만, 서헌강, 육명심, 박종우, 이갑철, 구본창, 오형근 등 한 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국내 대표 사진작가들이 총 출동했다. 이들이 담아낸 한국의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 한국인의 모습은 작가의 진정성과 하나의 소실점을 이루며 더욱 깊은 울림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터키 대표작가 아라 귈레르(Ara Guler), 이젯 케리바(Izzet Keribar), 할임 쿠락시즈(A.Halim Kulaksiz), 카밀 프랏(Kamil Firat), 아르잔 아르슬란(Ercan Arslan)은 터키의 과거와 현재, 자연과 문화를 한편의 영화와 마주하는 것처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동서 실크로드의 양 끝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과 터키의 풍성한 문화를 한자리에서 꽃피운다는 뜻 그대로 이번 사진전은 양국 간 사진교류의 첫 장을 연 전시로 국내·외 사진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전시가 지난해 양국 간 놓아진 ‘21세기 新실크로드’에 이어 ‘사진로드’를 여는 역사적인 계기가 됐다”며 “한-터 문화의 정수를 한 자리에 압축한 전시”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시작한 서울, 대구 순회에 이은 피날레 전시다. 고대 실크로드의 서쪽 끝 터키의 진풍경들이 실크로드의 동단 경주에서 한국의 문화와 펼치는 랑데부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이번 전시는 크게 4개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 째는 ‘문화의 단상이자 기록’이다.


육명심은 지난 날 우리 풍토의 땅 기운이 스며든 토박이들을 담은 ‘백민(白民)’을, 이갑철은 신·구의 문화적 충돌로 소멸돼 가는 정신문화의 강렬함을, 이스탄불의 눈이라고 불리는 아라 귈레르는 20세기 이스탄불의 정서를 흑백 이미지로 드러낸다.


둘째는 ‘문화유산의 재발견’이다.


강운구는 찬란한 신라 문화를 꽃 피웠던 경주 남산에 위치한 불교 유적을 돌아보게 하고, 구본창 ‘탈 시리즈’는 생명 없는 얼굴 뒤에 숨겨진 호흡을 읽어내고 있다.


이젯 케리바는 터키의 고건축물의 아름다움과 자연이 빚어내는 앙상블을 표현하고, 카밀 프랏은 모스크(Mosque)의 지붕 장식물을 통해 이슬람 종교와 건축의 상징을 원형의 이미지 안에서 보여준다.


세 번째는 ‘풍경의 재발견’이다.


김중만은 한국풍경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고자 전국을 다니며 자연이 선보이는 독특한 선과 매스(Mass)를 살려냈다. 서헌강은 과거의 정신문화를 재현한 건축물과 어우러진 자연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담아내고, 박종우는 DMZ 사진을 통해 평화와 분단의 경계선이라는 긴장을 선보인다.


할임 쿠락시즈는 도시의 풍경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강력하게 시각화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이미지’이다.


오형근은 군인들의 초상 작업을 통해 젊은이들이 서 있는 미묘한 경계선의 징후들을 다뤘다. 아르잔 아르슬란은 도시와 터키인들의 일상을 포착해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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