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6선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감사 등 3명을 컷오프(공천배제)하고 대구지역 현역 윤재옥(4선), 추경호(3선), 최은석(초선), 유영하(초선) 의원을 비롯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 6명을 경선에 부치기로 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22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6명을 대상으로 오는 25일 전후로 토론회와 예비경선을 거쳐 2명의 후보를 추리고 이후 경선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더구나 이날 결정은 당초 현역 중진 의원 전원을 컷오프하려는 공관위 방침이 알려지면서 당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장동혁 대표가 직접 대구로 내려가 대구지역 의원 전원과 면담한 뒤 이 위원장에게 “인위적 컷오프가 없는 경선을 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혁신공천’ 의지를 고수해 온 이 위원장이 일부만 수용해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전환점에 선, 대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치 경력의 경쟁이 아니라 도시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의 경쟁이어야 한다”며 “공관위는 행정, 경제, 정책, 통합, 산업현장 경험을 갖춘 6명의 후보를 중심으로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경쟁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장은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다. 이 심장이 멈추면 보수 전체가 멈추는 만큼, 이번 공천은 대한민국 정치 전체를 살리는 선택이어야 한다”면서 “주호영, 이진숙 후보는 이미 각자의 영역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을 지켜왔고 또 지켜갈 분들”이라며 “공관위는 두 분의 역할이 대구시장이라는 단일 직위에 머물기보다 국회와 국가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특히 공천 관련, 여러 기준과 절차, 정성 평가도 반영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위원장은 ‘장동혁 대표가 후보자 전원 경선의 뜻을 전달한 걸로 알려졌는데 반영이 됐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시민 공천을 하자는 장 대표의 발언도 오늘 결정에 크게 작용했으나 (장 대표의 의견을) 다 수용할 수 없었다”면서 “공관위가 지향했던 혁신공천의 방향이라 생각해서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컷오프된 두 후보에 대해 “앞으로 만약 있게 될 또 다른 선거가 있다면 훨씬 더 크고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대구시장 직위보다 훨씬 더 당과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해주실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이 전 위원장의 6·3 국회의원 보궐선거 대구 출마 가능성에 대해 “많은 검토와 배려, 생각들을 갖고 훨씬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 재배치 차원에서 정무적, 정성적 판단도 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으며, 최근 주 의원이 중진 컷오프에 반발하며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서는 “6선 하는 동안 많은 당원으로부터 큰 존경을 받아온 분이기 때문에 당원들과 당과 국가를 위해 큰 어른으로서 판단해주시리라 믿는다”라고만 말을 아꼈다.
하지만 ‘컷오프’된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은 일제히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반발했다.
주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결정은 대구시장 선거 포기 선언으로, 이 결정을 승복할 수 없다. 바로잡겠다”면서 “어떤 설명이나 근거도 없이 유력 후보를 통째로 잘라내는 방식은 정상적인 정당이 선택할 수 없는 사유화된 ‘공천 권력’의 폭주이고 폭거로서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부당한 컷오프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구하겠다. 당내 자구 절차를 밟겠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관위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장 대표가 오늘 대구 지역 의원 12명과 연석회의를 한 뒤 경선 내홍과 관련해 모든 것이 당 대표의 책임이며 ‘시민 경선’을 추진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공관위가 가장 유력 후보를 컷오프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전 위원장은 언론사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선두를 달렸다고 주장하며 “공관위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오늘 결정을 재고해줄 것을 대구 시민과 함께 강력히 요청한다”면서 “조만간 향후 거취 등 입장을 추가로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장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에서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된 중진 의원을 비롯한 대구지역 의원 전원과 40분가량 비공개로 간담회를 하고 특정 후보 ‘내정설’ 의혹 등에 대한 진화에 나서면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꼬리를 내려 대구 공천 논의는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다.
특히 장 대표는 기자들에게 “공관위원장께 시민들이 직접 유능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하는 ‘시민 공천’이 되게 해 달라는 민심을 전달했다”고 말해 당초 공관위는 “대구 공천 방식은 가장 마지막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오후에 이 위원장이 브리핑을 자처해 컷오프 및 예비경선 방침을 발표하는 바람에 논란이 더욱 확산된 것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