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수감 당시 “이재명(대통령)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발언한 녹취문건이 공개된 가운데, 당시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가 곧바로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으며, 핵심 당사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법원에서 유죄가 최종 확정됐으나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조작 기소’를 주장하며 국정조사까지 추진하고 있어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법무부가 지난해 7월 이 전 부지사의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을 조사하면서 확보한 녹취록에서 당시 김 전 회장은 이 대통령(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을 포함해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측근에게 “이재명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발언한 녹취록이 나오면서 “방북 비용 대납은 없었고 검찰이 이 대통령 기소를 위해 관계자들을 압박한 것”이라는 주장이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지난 2023년 5월 3일 구치소에 면회온 측근에게 “징그럽네. 징그러워. XX. 더러운 것 걸려가지고. 이재명이 괜히 말도 안되는 그런 이상한 것들에 엮여가지고…”라고 말했으며, 또한 6일 뒤에도 측근에게 “그게 북한에 돈 준 것이 어떻게 될란가.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지. 그걸 듣도 못헌 얘기를 해버리고. 그걸 제3자 뇌물이라고 해 버리고. 북한 놈들 어떻게 되는 거야”라는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박 검사는 지난 4일 오후 자신의 입장문을 통해 “김 전 회장이 지난 2023∼2024년 수감 당시 면회 온 측근들과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조작 기소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 보도 녹취록은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언급이 아니며 녹취 내용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적극 반박했다.
이어 박 검사는 “대북 송금 사건의 피의사실은 ‘북한에 준 돈이 어떤 명목이었느냐?’로 이 대통령에게 (직접) 돈을 줬는지 여부가 아니며 수사팀 역시 관련 질문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김 전 회장은 당시 발언을 하기 한 달여 전 이미 대북 송금 관련 자백해 줄곧 그 입장을 유지했기 때문에 녹취 내용이 일방적으로 짜깁기된 것으로 허위·왜곡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녹취록이 증거자료로 제출된 이 전 부지사의 ‘연어·술파티 의혹’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에게 부당한 예단을 심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중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지난 3일 자신의 SNS에 해당 기사 내용을 공유하며 “(검찰이) 정의를 실현하라고 국민이 맡긴 수사권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빼앗고 감금하기 위해 하는 ‘증거 조작’ ‘사건 조작’은 강도나 납치, 살인보다 더 나쁜 짓”이라는 글을 함께 올려 ‘조작 기소’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민주당 등 범여권에서는 오래전부터 ‘대북 송금 사건이 검찰의 조작 기소’라고 주장하며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상황이며, 특히 민주당은 이번 녹취록이 “대북 송금 수사가 답을 정해놓은 조작이었음을 입증하는 증거로서 국정조사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공세에 나섰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은 (이 대통령에 대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입증이 실패하자 대북 송금으로 타겟을 바꾸고 ‘정황만 나오면 기소한다’며 김 전 회장을 회유한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한 원내대표는 “국가 권력을 사유화해 먹잇감을 찾아다닌 저열한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 진상을 규명하는 건 국회의 의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대장동, 쌍방울 대북 송금,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등 조작 기소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결론을 미리 정해두고 그에 부합하는 진술을 끌어내려 했다면 중대한 수사권 남용”이라며 “압박과 회유, 방향 제시를 통해 진술을 유도했다면 정당한 수사가 아니라 사실상의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박 수석대변인은 “특히 정치적 파장이 큰 사건에서 특정 인물을 겨냥한 진술을 만들어내려 했다는 의혹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수사 기법의 일탈을 넘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라고 지적하면서 “진술을 설계해 결론에 꿰맞추는 방식은 과거 권위주의 시절 수사 관행과 다를 바 없어 필요하다면 국회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천인공노할 일이다. 관련자들을 모두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이 사건은 ‘법 왜곡죄’가 왜 필요한지, 이 대통령 사건은 왜 공소 취소돼야 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놑였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