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소설가, 이호철통일로문학상-제주도 감사패 수상

손정호 기자 2025.09.19 11:21:44

현기영 소설가 (사진=연합뉴스)

현기영 소설가가 이호철통일로문학상과 제주도 감사패를 연이어 수상했다.

19일 문학계에 의하면 현기영 작가가 서울 은평구에서 주최하는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 상의 주인공인 이호철 소설가는 1932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나 북한 인민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지만, 국군 포로가 되어 월남해 서울 은평구에서 50년 동안 살며 소설을 집필한 인물이다. ‘탈향’ ‘서울은 만원이다’ ‘판문점’ ‘소시민’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비극인 분단 문제와 삶에 대해 탐구했다.

은평구 측은 올해 수상자에 대해 “현기영의 작품은 분단, 억압, 저항, 기억과 같은 한국 현대사의 아픈 상처들을 깊이 탐구하며 제주 4·3 사건의 참혹한 비극을 생생하고 예술적으로 형상화한다”며 “그의 문학은 억압과 폭력 속에서도 민중의 삶과 저항 정신을 진솔하게 복원하며 역사적 진실을 문학적으로 회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특별상은 김기창 작가에게 돌아갔다.

또한 현기영 소설가는 제주 4·3사건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에 기여한 공로로 제주도 감사패도 받았다. 현 작가는 2023년 2월 출범한 제주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제주4·3기록물(1만 4673건)은 올해 4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현 작가의 ‘순이삼촌’이 소설로 유일하게 제주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포함됐다.

제주 4·3사건은 1947~1954년 경찰과 서북청년단 등에 의해 제주도에서 벌어진 양민 학살 사건을 의미한다. 당시 제주도민 수만명이 희생되어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현 작가에게 감사패를 전하며 “제주 4·3은 도민들의 정체성을 형성한 근원적 아픔”이라며 “작가의 문학과 삶이 진실을 밝히는 데 큰 등불이 됐다”고 말했다.

현기영 작가는 1941년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직접 겪은 제주 4·3사건 등 우리 근현대사의 비극을 작품으로 형상화해왔다. 1975년 단편소설 ‘아버지’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 발표한 ‘순이 삼촌’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변방에 우짖는 새’ ‘지상에 숟가락 하나’ ‘제주도우다’ 등을 발표했다. 대산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만해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제주4.3평화상 등을 받았다. 올해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식에서 중국 소설가 옌렌커와 개막식 대담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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