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중앙지검장 나란히 '탄핵'…초유의 상황

심원섭 기자 2024.12.06 13:05:57

사상 초유의 감사원장·중앙지검장 등 4명 탄핵…나란히 직무 정지

尹정부 들어 19명 탄핵 발의…與 “유례없는 막가파식 횡포” 반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이창수 서울 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최 원장과 이 지검장 등은 직무가 정지됐다.

앞서 민주당은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최 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 바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돼 직무가 정지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감사원법에 따라 재직기간이 가장 긴 감사위원인 조은석 감사위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최 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치적 탄핵 추진으로 국가 최고감사기구인 감사원의 독립성에 심대한 위해를 초래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이라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성실히 임해 감사원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원장은 “감사원장의 직무가 일시 정지되더라도 헌법이 부여한 감사원 본연의 임무 수행에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면서 “감사위원들의 지혜와 직원들의 열정이 집단지성을 이뤄 감사원의 헌법적 임무 수행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 원장과 이 지검장 등의 탄핵에 반발해 불참하고서 규탄대회를 연 가운데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만 참여해 무기명 수기 투표로 진행된 가운데, 최 원장에 대한 탄핵안은 192명 중 188명이 찬성, 4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안도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이 지검장 등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함께 표결이 이뤄져 총투표 수 192표 중 찬성 185표, 반대 3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애초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집중하겠다며 최 원장과 이 지검장에 대한 탄핵은 보류하기로 했으나, 전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로 당론을 정하면서 최 원장 등에 대한 탄핵을 다시 표결하기로 방침을 선회했으며,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의 표결 강행에 대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서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방탄에 방해가 되면 국가기관, 헌법기관, 수사기관 할 것 없이 탄핵으로 겁박하고 기능을 마비시키겠다는 저열한 정치적 모략”이라며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막가파식 횡포”라고 반발했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집값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사드 기밀 유출까지 문재인 정권의 국기문란 범죄가 감사를 통해 밝혀지니 보복의 칼을 들고나왔다”며 “검찰 지휘부 탄핵도 이재명 대표와 문 전 대통령, 민주당 의원을 수사하는 검찰의 직무를 정지시켜 손발을 잘라내겠다는 치졸한 정치 보복”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이 22대 국회 들어 탄핵안을 발의한 고위공무원은 12명에 달하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 확대하면 이제까지 19명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다. 가장 최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지만, 김 전 장관이 퇴진함에 따라 이 탄핵안에 대한 표결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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