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대전㉓] Z세대 병사 취향 저격…‘軍 급식 시장’ 노리는 식품업계

전제형 기자 2024.11.25 09:57:59

대기업의 軍 급식 시장 진출 본격화

내년부터 '2조원 시장' 입찰 전면개방 

Z세대 장병에 맞춘 다양한 메뉴 '봇물'

 

김선호 국방부 차관(오른쪽 두번째)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왼쪽 두번째)가 지난 7일 경기 남양주시 소재 육군 7포병여단에서 열린 더본코리아의 특식 제공 행사에 참석해 군(軍) 급식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Z를 넘어 잘파? 집단보다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세대가 유통가를 흔들고 있다. 웰빙, 가성비, 가치소비, 1인 문화 등이 이들의 주요 키워드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유통·식품업계의 뉴노멀을 CNB뉴스가 연속 보도한다. 이번 편은 약 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군(軍) 급식 시장 공략에 힘 쏟고 있는 식품업계 이야기다. <편집자주>



 

올해부터 대기업이 군(軍) 급식 민간 위탁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25일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민간기업들이 총 6곳의 군 부대와 급식 관련 수주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부터는 장병급식에 대한 경쟁 입찰 체제가 전면 도입되는 만큼, 2조원대 군 급식 시장을 놓고 식품기업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상은 최근 대한민국육군협회가 주최하고 국방부와 육군본부, 방위사업청이 후원한 방위산업 전시회 ‘KADEX 2024’의 군 급식 인프라 특별관에 참여해 군 장병들의 니즈를 반영한 영양가 높고 특색 있는 종가·청정원 등 대표 브랜드 제품들을 소개했다. 일반 식자재뿐만 아니라 군 장병들의 영양 섭취를 돕는 대상웰라이프의 건강기능식품 라인업 18종도 선보였다.

대상은 올 1월 군 급식 담당 부서를 신설하는 등 군 급식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원F&B도 KADEX 2024에 참가해 군 급식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업계에 따르면, 동원F&B 동원참치는 지난해 급식류 다수공급자계약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아워홈도 군 급식 인프라 특별관에서 ‘아워홈 인프라’ ‘병사를 위한 맞춤형 메뉴’ ‘인력 효율 솔루션’ 총 3가지 세부 콘셉트를 설정 후 다채로운 식재 상품과 이를 활용한 메뉴를 전시했다.

먼저 병영식당 운영, 위생 안전, 제조 및 물류 등 군 급식 운영을 개선할 수 있도록 아워홈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컨설팅 솔루션을 제시했다. 또 2만여 개에 달하는 표준화 레시피를 바탕으로 군 맞춤형 메뉴를 제안했으며,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Z세대 장병들을 겨냥해 고단백 식단 등 건강관리 맞춤 식단도 선보였다.

아울러 조리병 없이 구현 가능한 간소화 식재와 간편식 식단·제품을 구성해 활용법을 소개했고, 조리로봇 등 푸드테크 도입을 통한 조리병 인력 효율화도 추천했다.

풀무원도 전력지원체계 존(Zone)에서 군 급식을 주제로 7개 계열사(풀무원식품·풀무원다논·풀무원녹즙·풀무원샘물·풀무원푸드머스·풀무원건강생활·풀무원푸드앤컬처)가 함께 홍보 부스를 운영했다.

풀무원 제품 전시를 직접 관람 후 제품 시식까지 가능한 ‘부식창고’ ‘병영식당’과 고객 체험이 가능한 ‘사격장’ ‘행정반’ ‘일급기밀구역(탑 시크릿 존)’, 기업과 군 급식사업을 소개하는 ‘ROKA 풀무원 맛집 상륙작전존’을 마련했다.

 

                                    KADEX 2024에 참가한 아워홈 부스 전경. (사진=아워홈)

 

이처럼 식품·급식업체들이 앞다퉈 군 급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는 대기업의 시장 진입 허용과 병사당 급식단가 인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 급식 시장 규모는 약 2조원 수준으로, 6조원대로 추정되는 전체 급식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지난 50년간 급식 식자재 공급 계약 방식을 수의 계약으로 유지해오다 지난 2022년부터 대기업을 제외한 민간에 개방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기업도 시장 진입이 가능해지면서 관련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모양새다.

정부는 2023년 경쟁입찰 비율을 50%로 확대한 이후 올해 70%까지 늘렸고, 내년에 전면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군 부대 내 부실 급식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병사 1명당 하루 급식비 또한 2022년 1만1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올해 1만5000원까지 늘렸다. 여기에 군부대 특성상 안정적인 식수가 확보되면서 급식 운영 이외에 식자재 유통 등을 꾀할 수 있는 점도 급식업체들의 이목을 쏠리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 힘입어 대형 식품·급식기업들의 군 급식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저출생과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급식업체에 군 급식 시장 개방은 가뭄 속 단비”라며 “군 급식은 산업체 급식 대비 수익성이 낮은 감이 있으나 운영 안정성 등에서 우위를 점하는 만큼 많은 업체가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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