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작심 증언’...“尹 대통령 부부, 나라 혼란케 해…엄정한 처벌 받아야”

“김영선 공천에 김건희 여사 힘 작용했고 이준석·윤상현 힘 합쳐…‘오빠’는 윤 대통령”

심원섭 기자 2024.10.22 11:48:00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왼쪽) 씨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이자 보좌관을 지낸 강혜경 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해 “나라를 혼란케 해 엄정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이라고 밝힌 강 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태균 씨가 윤 대통령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국민의힘 김 전 의원이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고, 공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장본인으로 명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다가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및 보좌관을 지냈으나 현재 김 전 의원으로부터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강 씨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 오후 질의가 끝난 직후 국회 본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모든 의혹이 향하고 있는 윤 대통령 부부가 어떤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강 씨는 “법적인 조항을 정확히 알지 못해서 말씀을 제대로 못 드리겠는데, 나라를 이렇게 어지럽게 하면 안 된다”며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등 관련자들이, 이 사건에 대해 국민들도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부분이라 엄정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리고 강 씨는 ‘이날 증인을 출석한 결정적 이유’에 대해 “제가 모시던 김 전 의원과 명태균씨가 너무 거짓되게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나왔다”면서 “명 씨와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25명의 정치 인사 목록을 오늘 안에 민주당 의원을 통해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거짓을 이길 수 있게끔,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강 씨는 국회 법사위 대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과 관련해 “지난 대선 때 미래한국연구소는 공표 조사를 포함해 자체 조사까지 81번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김 여사가 돈을 챙겨주려고 한다고 해서 명 대표에게 (여론조사 비용) 견적서를 보냈는데 (명 대표는) 돈은 안 받아왔고,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 김 여사가 공천을 줬다”고 거듭 주장했다.

강 씨는 “김 전 의원이나 명 씨, 이분들은 절대 정치에 발을 디디면 안 될 것 같고,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어서 국정감사에 출석하게 됐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상현 공관위원장이 힘을 합쳐서 창원 의창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었고, 김 여사가 공천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왼쪽)씨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강 씨는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제공한 여론조사의 비용은 총 3억7천500만원이었다”면서 김 전 의원이 이른바 ‘반띵 세비’를 명 씨에게 지급한 이유에 대해 “공천에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총 9천600만원이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씨는 ‘명태균이 김 여사와의 친분을 주변에 자랑하면서 종종 장님 무사,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들은 적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 질문에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 무사’라고 했다”면서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명 대표가 김 여사에게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답하면서 “명씨는 김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 씨는 ‘2021년 6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였던 시절 대변인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열흘 만에 사퇴한 것은 명태균이 김 여사에게 두 사람의 기운이 상충한다고 했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명 대표에게 그렇게 들었다. 두 사람이 많이 부딪힐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김 여사가) 바로 사퇴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강 씨는 ‘명태균이 김 여사와 통화한 음성을 스피커폰으로 튼 적이 있느냐. 같이 들은 적이 있느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문에는 “그렇다. 그중 하나가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였다”고 말하자 ‘그 오빠는 누구를 지칭하느냐’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거침없이 답했다.

강 씨는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받은 윤 대통령이 당시 명태균에게 칭찬이나 격려를 한 적 있느냐’고 질문에는 “(윤 대통령이 매우) 흡족해한다는 말을 (명씨가) 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명 씨의 도움을 받거나 거래 관계를 형성한 여권 정치인들이 25명 정도에 이른다고 하는데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아는 의원들이고, 당적을 이동한 의원들도 있다. 여기서 실명을 거론하면 파장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국감 종료 후 총 27명의 여야 정치인 이름이 담긴 명단을 법사위에 제출했다.

이 명단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의힘 강민국·김은혜·나경원·박대출·안철수·윤상현·윤한홍·조은희 의원 등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의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민주당 이언주 의원과 김두관 전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정의당 여영국 전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의 이름도 있어 이에 정 위원장은 “명 씨가 과거 여론조사를 해 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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