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친노·친문·비명계 몰린 ‘망명지?’…김동연 “다른 의도 없다”

‘親文’ 핵심 전해철 등 비명계 인사들 영입…“힘 보태주실 분들 모시는 과정”

심원섭 기자 2024.06.21 11:59:34

김동연 경기지사(왼쪽)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20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민주당내 차기 ‘잠룡’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최근 ‘親文’ 핵심인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을 비롯해 비명계 인사들을 대거 경기도청으로 합류시킨 것에 대해 “경기도 발전과 앞으로의 도정 성과를 내기 위해, 경기도를 위해 힘을 보태줄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경기도 인선을 놓고 ‘친노·친문 결집’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며 “저는 그런 의식을 한 적 없다. 제가 이제 임기 전반기를 마치는데, 경기도를 위해 힘을 보태줄 분들이 많이 오시게 하는 과정일 뿐 특별한 정치세력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친문 인사인 안정곤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신봉훈 전 청와대 행정관을 각각 비서실장과 정책수석에 임명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의혹 제기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부부를 곤경에 빠뜨리게 했던 전 전 의원을 경기도의 정책 자문기관인 도정자문위원장으로 위촉했으며, 현재 공석인 경기도 대변인 후보로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까지 거론되면서, 경기도가 ‘친문 인사 망명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플러스 노선을 추진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와 민주당 추미애(오른쪽)), 이수진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GTX 플러스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만나 깊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김동연 지사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문재인 청와대 시민참여비서관을 지낸 강권찬씨를 경기도청 기회경기수석으로 그리고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낸 ‘친노’ 인사인 김남수씨를 정무수석에 임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김 지사가 첫 도정자문위원장으로 위촉했던 강성천 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도 문재인 청와대 산업통상비서관을 지냈으며, 지난해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에 임명된 김혜애씨는 문재인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 출신이다.

또한 지난 2022년 12월 경기도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장에 임명된 주형철씨도 문 전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지냈다. 특히 주 원장은 지난 4‧10총선에서 이재명 대표와 공천 갈등을 빚은 바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지는 등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을 꾸준히 참모로 영입해 왔다.

이처럼 김 지사가 친문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것을 두고 친명계 인사들은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관료 출신인 김 지사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내기는 했으나 경기 지사에 취임한 이후로 정치적으로 해석될 만한 이렇다 할 언행을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민주당 내 주요 이슈에 대해 이 대표 측과 상반된 입장을 밝히는 등 각을 세우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 맞춤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에 “특정인 맞춤 개정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며 “소탐대실”이라고 이 대표와 각을 세웠다.

이처럼 김 지사가 이례적으로 당내 사안에 대해 선명한 목소리를 낸 것은 이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리면서 자신을 대안으로 부각하려는 시도로도 읽혔다.

특히 김 지사는 이 대표가 심혈을 쏟고 있는 ‘전 국민 민생 지원금’ 제안에 대해서도 선별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김 지사가 차기 대선 도전을 염두에 두고 노선·세력에서 이 대표와 차별화하려는 것 같다”, “비명계의 구심점을 염두에 두고 친문계를 규합하는 것 아니냐” 등의 말이 나오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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