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한동훈 견제…“뚜껑 열어봐야”
주자 없는 친윤계, 나경원과 연대 가능성
한, 영입 인사‧초선들 접촉하며 세력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오는 7월 23일로 확정된 가운데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으로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그동안 움츠리고 있던 친윤(친윤석열)계가 이에 맞설 후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공격을 본격화했다.
소위 ‘찐윤’(진짜 친윤석열)으로 일컬어지는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17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어대한’은 일부 언론에서 만들어낸 하나의 프레임이자 당원 모욕”이라며 “검찰 중간 간부에 불과하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어대한’이라는 말을 들어봤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면서 “당원의 의사결정권을 모욕하는 것으로 표심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그리고 지난 (총선 과정에서) 어려운 시기에 선거를 이끌 수 있다고 평가해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는데 이후에 (윤 대통령과) 갈라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것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외부로 표출됐는지 우리가 언론 보도를 통해 기억하고 있지 않느냐. 그런 게 좀 아쉽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친윤계의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된 가운데 당내 친윤계 인사들은 조만간 당대표 후보에 대한 논의에 착수해 ‘어대한’의 대항마로 적합한 친윤 후보를 한 명 지목해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친윤계 의원은 17일 의원회관에서 CNB뉴스와 만나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전당대회 날짜가 정해진 만큼, 이번 주부터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현재 당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중 한 명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친윤계의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비토’ 행보에 대해, 중립성향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비윤’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동훈 대표’는 용산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당대표 1인에게 권력을 몰아주는 단일지도체제에서 한 전 위원장이 대표로 선출돼 대통령과 각을 세우게 된다면, 당내에서 이를 견제할 마땅한 방안이 없다. 더구나 차기 대권을 노리는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된 뒤 대권 준비를 위해 현 정부와 각을 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윤계’ 나경원 의원과 ‘친윤계’의 연대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나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연구단체(대표 나경원, 책임의원 임이자)인 ‘국회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의 총회에 ‘찐윤’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이만희·김상훈·정희용·강민국·주진우 등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나 의원이라면 대야 견제와 당정 가교 역할 모두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자신이 1호로 영입한 인사인 한국교총 회장 출신인 초선 정성국 의원을 비롯해 비대위 시절 인연을 맺은 김예지, 김형동, 박정하, 장동혁, 한지아 의원 등 영입인사 출신 초선들을 만나는 등 '친한계'를 확장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친한계는 한 전 위원장이 영입한 TV 조선 앵커 출신인 신동욱 의원과 ‘갤럭시 신화’의 주인공인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의원 등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