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한길 ‘환자 최우선주의’ 고집
창업주 성천 선생 뜻 ESG와 조우
‘친환경’ 실천으로 글로벌기업으로
“생명을 다루는 제약기업은 모름지기 이윤에 앞서 약다운 약만을 생산해야 한다”
JW중외제약 창업주 고 성천(星泉) 이기석 선생이 생전에 강조한 말이다.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로 출범한 ,JW중외제약은 77년 세월동안 창업이념인 생명존중 정신을 실천해오고 있다. 이기석 선생의 손자인 이경하 JW중외그룹 회장은 3대째 이어온 기업정신을 오늘날 ESG경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ESG의 뿌리가 깊고 단단하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JW중외제약은 업계에서 국내 치료 의약품 산업의 초석을 다진 기업으로 통한다. 1959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수액제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으며, 이윤이 박한 수액제 생산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치료제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1960년대 국내 최초 항생제 개발에 성공하며 국산 항생제 시장의 선구자 역할을 했으며, 1972년 에는 당시로서는 최첨단 항생제인 ‘피바록신’의 원료 합성에 성공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 당시 단 한 사람의 수술을 위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수술에 필요한 복막투석액 생산에 매달렸던 일화는 유명하다. 창업이념인 생명존중이 잘 드러난 사례다.
창업주 성천 이기석 선생은 인류의 3대 의료혁명 중 하나인 수액제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아 1975년 타계 이후 23년 만에 제5회 창업대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기도 했다.
또한 성천 선생의 아들인 이종호 JW중외제약 명예회장은 장애인 메세나 활동, 소외계층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및 C&C신약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선도적 역할을 한 공로로 올해초 제3회 대한민국 약업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3대째 가훈 승계…겸손의 리더십
성천 선생의 손자인 이경하 JW중외그룹 회장은 부친 이종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2015년부터 그룹을 이끌고 있다. JW홀딩스, JW중외제약, JW생명과학, JW신약 등 4개 상장사와 9개 비상장사, 4개 해외법인 등 총 17개 계열사를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특히 지주사 JW홀딩스와 C&C신약연구소 대표이사를 맡아 계열사 간 협업과 신약개발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형 오너’로 통한다. 제약영업을 시작으로 현장업무를 경험한 뒤 미국 드레이크대학교에서 MBA과정을 마쳤으며, 중외제약, 중외메디칼 등 여러 계열사 CEO를 거쳤다. 경력에서 보듯 제약업을 훤히 꿰차고 있음에도 평소 말수가 적고 공식석상에 잘 나서지 않는 편이라 ‘숨은 실력자’라는 평을 듣는다.
이 회장은 선대(先代)의 뜻을 이어 환자 중심의 신약개발, 친환경, 투명한 지배구조를 경영 모토로 내걸고 있다. 그룹의 목표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잡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며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이는 ESG 경영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가능한 투명경영을 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 풍토가 ESG와 조우했다는 점에서 JW중외그룹의 가치 경영은 여느 기업보다 순탄해 보인다.
특히 이 회장은 고객·사회와의 접점을 ‘친환경’에서 찾고 있다. 그룹의 주력사업이 수액인데, 수액백 패키지가 환경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
그래서 JW중외그룹은 1990년대부터 친환경 경영을 선언,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PVC백을 뒤로하고 연구개발에 주력해 업계 최초로 non-PVC 수액용기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연간 147만개의 친환경 수액백을 생산할 수 있는 신공장을 준공했다.
또한 국제 표준 환경경영 인증인 ISO14001을 획득해 2008년부터는 친환경 경영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JW당진생산단지는 역삼투막정수장치를 통해 주사액 제조 과정에서 발생되는 농축수 일부를 지역 농가에 공급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추가로 설비투자를 단행해 환경보전, 농가 지원, 생산원가 절감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에너지 효율 개선 분야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제품 공장과 원료 공장 현장에서 10건 이상의 에너지 효율 프로젝트를 가동해 연간 30톤 이상의 탄소 배출을 줄였다. 또 국제수은협약 준수를 위해 2019년 생산 현장의 수은등을 LED로 교체했다. 2025년까지 매년 10억원을 투입해 공장 내 소각로 시설을 개선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전 임직원, 생활 속 기적 만들어
일상생활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는 캠페인도 열심이다. 특히 지난 3월 그룹 차원의 ESG위원회에서 ESG 경영의 전사적인 확산을 위한 임직원 실천 프로젝트 ‘JW 그린 캠페인’을 결의한 뒤부터 구체적인 실천과 성과가 뒤따르고 있다.
이 회장은 직접 ESG위원장을 맡아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캠페인의 대표적인 사례는 ‘JW 조이워킹’ 프로젝트다. JW홀딩스, JW중외제약, JW신약, JW생명과학, JW메디칼 등 10개 관계사 임직원들이 참여한 걸음 기부 프로그램이다. 지난 5월 16일부터 한 달간 걸음 1억 보, 기부금 5000만 원을 목표로 모바일 사회공헌 플랫폼 ‘빅워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했다. 임직원과 가족 1508명이 동참했으며 총 1억8500만 보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마련된 기부금 전액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웨어러블 보행 재활 로봇 구입에 사용됐다.
이밖에도 일회용품 퇴출 및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웨이크업 텀블러’,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JW타워 차 없는 날’ 등을 펼치고 있다. 걸음 기부 캠페인도 계속될 예정이다.
ESG위원회는 앞으로 그룹 차원의 지속가능경영 방향성, 그에 따른 전략들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계열사별 연간 ESG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매년 발간해 고객·사회와의 소통도 강화한다.
JW홀딩스 한성권 대표는 “JW그룹은 창업 초기부터 생명존중의 창업이념을 기반으로 ‘환자의 치료’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공유가치경영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ESG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NB뉴스=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