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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회장님의 집’ 100억대 트라움하우스…'종부세'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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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0.12.01 09:32:55

방공호까지 갖춘 재벌家 보금자리
‘종부세 폭탄 논란’은 딴세상 얘기
거래 없어 수년째 공시가격 제자리

 

서울 전역이 종부세 폭탄 논란으로 뜨겁지만, 정작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트라움하우스 5차’(사진)는 시세가 반영되지 않아 종부세 인상폭이 크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세율 인상과 공시지가 상승으로 ‘종부세(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이 거센 가운데, 14년째 제일 비싼 아파트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내로라하는 재계 총수들이 거주하거나 소유하고 있으며,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다. 이들에게 종부세는 어떤 의미일까. (CNB=도기천 기자)

 

 

“강남 살면 투기꾼인가요”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대상자는 74만4000여명으로 작년보다 25%(14만9000명)나 늘었다. 고지세액은 무려 27.5%(9216억원) 증가한 4조268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많게는 작년의 두 배에 달하는 종부세가 부과되면서 과세 대상자의 저항이 거세다. 특히 실거주 1주택자들의 불만이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종부세, 퇴직한 사람은 거주의 자유도 없습니까?’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에 반대합니다’ 등 항의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게시판 검색창에서 ‘종부세’로 검색하면 1일 현재 1300개가 넘는 청원 글이 올라와 있고 이중 대부분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다. 청원 글들에 동참한 청원인을 다 합치면 수만 명에 이른다.

청원인들은 “종부세를 납부하려면 은퇴 후에도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나” “강남에 아파트 하나 갖고 있으면 투기꾼인가” “아파트 가격이 빠졌을때 국가에서 보전을 해줬나” ”이익을 실현한 것도 아닌데 세금이 과하다” 등의 글을 남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증가는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것. 내년부터 세율 인상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공시지가 현실화 등 세금 인상 요인이 한꺼번에 반영되면 종부세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1300개가 넘는 종부세 관련 청원 글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은 정부의 부동산 세금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삼성·SK·현대…오너들 수두룩



이런 상황에서 올해 가장 많은 종부세가 매겨진 곳은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 1위인 이곳은 재벌들의 보금자리로 불린다.

전체 가구가 3개(A·B·C)동 18세대에 불과하며, 전용면적 226~273㎡로 이뤄져 있다. 한 개 층에는 두 가구만 배치됐고 가구별 전용 엘리베이터와 전용 로비가 갖춰져 있다. 엘리베이터는 본인이 사는 층과 공용시설이 있는 지하 3층~지상 1층만 작동한다. 남의 집 문 앞에 내릴 가능성이 아예 없는 셈.

주택 내부는 샹들리에와 대리석이 주로 사용됐고, 월풀을 갖춘 메인 욕실과, 드레스룸, 서재, 개인 사우나 시설이 설치돼 있다. 집안에서 서리풀 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공용시설로는 외부 손님을 맞는 응접실, 게스트룸 등이 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절정에 달했던 3~4년 전에는 핵 공격에도 끄떡없는 방공호 시설로 세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단지 내 지하 4층에 마련된 방공호는 리히터 규모 7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으며 핵폭풍으로 인한 열과 압력까지 차단한다고 알려져 있다. 간이침대, 발전기, 화장실, 창고, 가스필터와 공기순환 시설 등을 갖춰 200여명이 외부 물자 조달 없이 2개월을 지낼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은 여러 재벌 총수들이 소유하고 있다. 등기부등본에는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 경주현 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김석규 한국몬테소리 회장, 이현규 한독어패럴 회장,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인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 오상훈 대화제지 대표, 곽정환 코웨이홀딩스 회장,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등의 이름이 올라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그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한때 이 저택을 소유했다.

 

트라움하우스 출입구 모습. 이곳은 여러 재벌총수들이 거주하거나 소유하고 있다. (사진=도기천 기자)
 

매매 없어 세금 기준 ‘모호’



이들은 올해 종부세를 얼마나 내야할까.

CNB가 1일 국토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를 조회해보니, 트라움하우스 5차에서 가장 비싼 세대는 C동 5층(전용면적 273.64㎡)으로, 올해 공시가격은 69억9200만원이었다. 이는 우리나라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 1위다.

종부세는 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C동 5층 소유자가 1주택자라고 가정하면, 1세대 1주택 종부세 공제액 기준인 9억원을 뺀 60억9200만원이 과세표준금액이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90%를 곱하면 과세표준은 54억8280만원으로 낮아진다. 이 금액에 개인주택분 세율 2%를 적용한 뒤 누진공제, 재산세 등을 제하면 종부세는 7116만원이 된다.

단, 소유자가 60세 이상이거나 5년이상 주택을 보유했을 경우, 일부 공제혜택을 받는다. 고령자 공제는 60∼65세 10%, 65∼70세 20%, 70세 이상 30%가 적용된다. 보유기간 별로는 5~10년 20%, 10~15년 40%, 15년 이상 50% 등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트라움하우스의 공시가격이 작년에 비해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공시지가가 시세와 너무 동떨어졌다는 지적에 따라 30억원 이상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을 8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 하에 매년 큰폭으로 공시지가를 올리고 있다. 30억원 이상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27.39%에 이른다.

하지만 트라움하우스는 지난해 68억6400만원보다 1.9%(1억2800만원) 오른데 그쳤다. 2018년에는 68억5600만원으로 작년과 거의 같았다. 그래서 종부세 또한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CNB가 동일한 조건으로 C동 5층 소유자의 작년 종부세를 계산해보니 6242만원이었다.

이유는 매매가 거의 없어 시세를 공시가격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2003년 완공된 이후 지금까지 주인이 바뀐 건 고작 6건 뿐이며 매매가도 차이가 크다. 2008년 6월 273㎡가 120억755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해 7월 95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CNB에 “거래가 극히 드물고 매매가가 들쑥날쑥해서 (국토부가) 공시지가를 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세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라움하우스의 종부세는 강남의 다른 아파트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종부세 등의 세무상담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부턴 ‘세금 폭탄’ 현실될듯



하지만 내년부터는 얘기가 다르다. 트라움하우스의 공시가격이 현재 수준에 머물더라도 종부세 세율이 1주택자는 2.2%로 오르고, 2주택자는 최대 5%까지 증가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95%(2022부터는 100%)로 늘어난다. 다주택자라면 수억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 상한이 300%(1주택자는 150%)라서 한꺼번에 3배 이상 오르지는 않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CNB에 “내로라하는 기업의 회장이라 할지라도 가만히 앉아서 세금 몇억을 더 낸다면 부담이 될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세금을 줄이려고 자식에게 증여하거나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부터 종부세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급매’ 사례는 많지 않다.

한편 트라움하우스 다음으로 비싼 아파트는 △한남동 ‘한남더힐’ △삼성동 ‘아이파크’ △청담동 마크힐스이스트윙 △마크힐스 웨스트잉 등이다. 모두 공시가격이 60억원을 웃돈다. 실거래가는 100억원에 육박한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작년 기준 전국에서 가장 싼 공동주택은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에 있는 다세대주택(26세대/각각 43.56㎡)으로 240만원이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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