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텔링] 웃지는 못하고…주식 대박 낸 회장님들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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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웃지는 못하고…주식 대박 낸 회장님들 속내

코로나 폭락장서 막대한 차익…경영권까지 튼실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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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0.06.02 09:32:47

코로나19로 인한 하락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다가 최근 주가 반등으로 수억~수백억대 차익을 올린 최고경영자들.  (왼쪽부터)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CNB포토뱅크,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3~4월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재계 오너들이 최근 주가 상승으로 상당한 차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회사의 앞날이 캄캄한 상황에서 회사 주식을 사들인 이유는 뭘까? 의도치 않게 ‘대박’을 낸 회장님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CNB=도기천 기자)

코로나 폭락장서 자사주 산 오너들
주가 반등으로 의도치 않게 ‘대박’
경영권 강화에 수익률↑ ‘일거양득’


지난 3~4월 폭락장에서 주식을 사들인 대기업 총수 일가와 금융권 CEO(최고경영자)들은 알려진 것만 수십명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23∼27일 현대차 58만1333주, 현대모비스 30만3759주를 장내매수했다. 평균 취득 단가는 현대차 6만9793원, 현대모비스 13만5294원이며, 매입액은 현대차 406억원, 현대모비스 411억원으로 총817억원이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상승해 현재(1일 종가기준) 현대차는 10만원, 현대모비스는 20만6000원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3월에 매입한 주식의 평가액은 총1207억원(이익률 47.7%)이 되어 390억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거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월 20일 10억원을 들여 롯데지주 주식 4만74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 당시 2만1052원이었던 주가가 현재 3만4800원으로 65.3% 상승해 신 회장은 6억5천만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거뒀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 윤인호 전무는 지난 2월말 회사 주식 5만1500주를 사들였다. 당시 7천원선이던 주가는 현재 1만1600원까지 올라 2억원 이상 이익을 봤다.

HDC그룹(현대산업개발)에서는 정몽규 회장의 장남인 준선씨와 차남인 원선씨가 3월 2∼4일 각각 3만주, 4만주씩 모두 7만주를 사들였는데, 당시 1만7000원 안팎이던 주가는 현재 2만150원까지 올랐다.

LS그룹에서는 구자은 LS엠트론 대표를 비롯한 오너일가 15명이 3월 6일 지주회사 (주)LS의 주식6만6701주를 매수했다. 당시 LS주가는 3만6000원대였는데 현재는 3만8700원이다.

최근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던 GS가(家)도 다소 차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 허만정 GS 창업주의 손자인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지난 3월초~중순경에 일곱 차례에 걸쳐 8만5608주를 장내매수했고, 허 회장의 조카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또한 여섯 차례에 걸쳐 14만6357주를 사들였다.

또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4만2000주,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아들 허선홍씨 2만5000주,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의 자녀인 허원홍씨가 1만4000주,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의 차남인 허정홍군이 7만8155주를 매수했다. 이들은 모두 창업주 집안의 손자, 증손자들이다.

이에 따라 허창수 회장(GS 최대주주이자 허태수 회장의 형) 외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기존 49.11%에서 49.86%로 높아졌다.

이들이 주식을 사들인 3월초~중순 GS 주가는 주당 3만5000원~4만원선이다. 현재 주가가 3만8650원임을 감안하면 소폭 차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5.48포인트(1.75%) 오른 2065.08로 마감한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막힌 매수 타이밍, 신의 한수?

최근 경쟁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였던 금융권 수장들도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23∼24일 회사 주식 26만3천주를 약86억원에 매수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주가가 올라 평가액이 크게 상승했다. 김 회장의 평균 매입 단가는 주당 3만2623원이었는데 현재 주가는 68.6%나 상승한 5만51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따라 평가이익이 59억원에 이르는데, 비슷한 시기 회사 주식을 매입한 CEO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4월 자사주 5668주를 2만2550원에 사들였는데, 현재 주가는 3만100원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평가금액이 1억2781만원으로 늘어 4300만원 가량의 차익을 얻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3∼4월 두 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1만주를 약8600만원(평균 주가 8600원)에 취득했는데, 현재 주가는 9120원으로 6%가량 상승했다.

다만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 3월31일 KB금융지주 주식 6000주를 주당 3만5750원에 사들였는데, 현재 주가는 3만46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KB금융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점이 영향을 줬다.

이처럼 최근 자사주를 사들인 오너들 대부분이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매수 타이밍이 적절했기 때문이다.

코로라19 사태가 본격화 되면서 3월 들어 폭락장세가 시작됐고 3월 19일 코스피지수는 무려 1457까지 주저앉았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반등해 4월말 1900선, 5월말 2000선을 회복했고, 현재 2065.08(1일 종가기준)까지 올랐다.

회사 실적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이 흐름대로라면 3월 이후 자사주를 매입한 CEO들은 대부분 쏠쏠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 되면서 지난 3월 19일 1457까지 주저앉았다가 이후 꾸준히 반등했다. 따라서 3~4월에 주식을 사들인 CEO들은 대부분 이득을 봤다. 사진은 최악의 폭락사태를 기록한 지난 3월 1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누이 좋고 매부 좋다

그렇다면 이들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주식을 사들인 이유는 뭘까.

겉으로는 하나같이 ‘책임경영’을 자사주 매입의 이유로 들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CNB에 “총수 일가나 최고경영자가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는 경영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 될 수 있다”며 “코로나가 끝나면 반등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투자자 또한 이를 ‘호재’로 받아들인다.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다.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오너가 나섰다는 점에서 매수 타이밍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현대차 관련주들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주식을 사들였다는 공시가 나올 때마다 들썩였다.

여기까지가 드러난 이유라면 말못할 속내도 있다. 하락장에서의 주식 매입이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자사주 매입은 증여세 부담을 피하면서도 가업 승계에 유리하도록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상속·증여 재산이 30억원을 넘으면 최대세율이 최대 65%에 이르지만 자사주를 사들일 경우 세법상 분리과세로 20%의 단일세율만 적용된다. 따라서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주가가 내려간 때가 매입 적기일 수 있다.

다만 전문경영인 체제인 금융권은 얘기가 다르다. 은행·보험·증권사 등은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의 관리·통제를 받는 만큼 CEO 개인의 지분 확대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겠다는 책임경영 의지가 반영된 것”(A금융지주사)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어도 될 것 같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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