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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코로나에도 잘 버틴 삼성전자…기로에 선 ‘동학개미운동’

1분기 양호한 성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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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0.04.08 10:31:15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에 비해 향상된 1분기 성적을 거뒀다. 사진은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재계 서열 1위이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독보적인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나름 선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행렬이 2분기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글로벌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추가 매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바닥이 확인됐다는 긍정론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증시는 긴 터널 어디쯤 온걸까. (CNB=도기천 기자)

 

삼성전자 깜짝실적에 긍정·신중론 분분
반도체 ‘효자’…2분기 걱정에 웃진못해
韓경제는 ‘코로나 터널’ 어디쯤 왔을까?

 


“코로나가 종식되면 코스피가 최소 2000선은 회복하지 않겠나.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냥 묻어두고 기다리려 한다”(최근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40대 윤모씨)

“예금이자가 사상최저라 만기가 돌아온 적금을 코스피200지수에 넣었는데 2주만에 10%가량 올랐다. 위험한 시기라고들 하지만 그렇더라도 지난달초 같은 대폭락은 없을 것 같다”(중소기업에 근무하는 30대 박모씨)

“주변 지인들이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나도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50대 주부 오모씨)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내는 소위 ‘동학개미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189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이다.

개미들은 최근 한달새 13조원 넘게 사들였으며,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최대 20조원이 더 유입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식 투자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5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3조원 가량을 순매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그대로 받아낸 것이다.

빚을 내서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경우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액(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빚을 내 주식을 구매한 금액)은 6조 5257억원에 달한다. 일부 증권사는 최근 늘어난 신규계좌 중 60%가량이 20·30대 고객이 개설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같은 투자 열풍에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 9.11테러 등 굵직한 사건 때마다 급락했던 주가가 결국 반등했다는 일종의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도 코로나가 종식되면 어느 정도 반등할 거라는 기대감에서다.

일단 동학개미운동의 출발은 순조롭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선 시점은 2000선이 무너진 지난달 초부터다. 이후 지난달 19일 1457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는 현재 1823(7일 종가기준)까지 올랐다. 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20일경부터 개인들의 추격 매수세가 활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처럼 개미들이 적잖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에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다. 최근 1개월간 5조원 넘게 사들였다. 그래서 동학개미운동을 ‘동학삼전운동’으로 부르기도 한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을 매수했다.

 

삼성전자가 증권가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해 시장이 고무되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연합뉴스)

 

‘동학개미운동’ 정점에 선 삼성전자

이런 차에 삼성전자가 7일 비교적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해 시장이 고무된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매출은 55조원, 영업이익은 6조4천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8.1% 줄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4.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 분기보다는 10.6% 감소했으나 작년 1분기보다는 7.2%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은 17조원, 영업이익은 3조7천억원∼4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등 IM 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이 약 2조원, TV·생활가전 등 CE 부문은 5천∼7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줄줄이 5조원대로 하향 조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다른 대기업들의 실적전망치와 비교하면 상당히 선전한 셈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141곳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16조7942억원(지난 3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 영업이익(20조2천154억원)보다 16.92% 감소한 수준이다.

141개사 중 영업이익 악화가 예상된 곳이 72개사로 영업이익 개선(적자축소 포함)이 기대되는 곳 69개사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66.70%), LG전자(-5.35%), 포스코(-43.77%), 현대모비스(-2.29%), 기아차(-30.78%) 등은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SK이노베이션은 적자 전환(4천729억원 적자)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삼성전자 실적은 향후 주식시장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코스피200(대표종목 200개를 지수화한 수치) 내 비중이 33.07%(3월31일 기준)에 이를 정도로 독보적인 대장주라는 점에서다.

 

매출액 상위 20대 기업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단위:억원). (자료=에프앤가이드)

 

진짜 고통은 지금부터?

시장의 반응은 긍정론과 신중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일단 긍정론은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이 선전을 이어가며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1분기보다 전체 실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에 따라 개인들의 순매수 행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설령 글로벌 경제 위기가 길어지더라도 삼성전자의 기초체력이 확인된 만큼,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면 상반기에 위축했던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CNB에 “삼성전자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한국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 첫번째 잣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2분기 상황이 더 나빠진다고 가정하더라도 일단 최악의 경우는 면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국내증시는 미국 등 글로벌 증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한동안 급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과정이 되레 개인들의 저점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삼성전자가 계속 선방하더라도 한국경제를 떠받치기에는 무리라는 주장도 나온다. 1분기는 코로나19가 중국 중심이어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것이고,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 전 세계로 번진 데 따른 타격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에서다.

실제 이달들어 블룸버그, 국제금융센터 등 11개 해외기관들이 예상한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은 –0.9%에 이른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 같은 해외 전망치보다 높은 2%대 성장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예상치는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이 2분기 중으로 진정된다는 전제 하에 내놓은 성장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 증시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2~3분기에 본격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보수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NB에 “전세계적인 제조업 셧다운이 3월 중순 이후 본격화했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2분기 실적이 나와야 알 수 있다”며 “대형 호재였던 도쿄올림픽의 연기, 세계 주요 도시의 봉쇄와 소비 위축 등 여러 악재들이 모두 2분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을 두고 시장의 해석이 분분하다. 결국 ‘삼성전자 효과’가 착시인지 아닌지는 이번 달 계속될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속도에 따라 차츰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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